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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혼술 전성시대 속 슬픈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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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전제형기자 |  2021.07.29 09:51:40

지난 24일 경기 김포 구래동에 위치한 이마트 김포한강점에서 국산 맥주들이 할인가에 진열된 모습. (사진=전제형 기자)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유흥 시장에서의 침체가 계속되는 반면, 이른바 ‘홈술족’이 주류 중심 소비 축으로 자리 잡은 가정시장은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혼술·홈술 문화는 새로운 음주(주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간한 ‘2020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가 꼽은 주류 트렌드로 1위가 혼술(74.9%), 2위가 홈술(72.0%), 3위 다양한 맥주(54.9%)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발맞춰 주류업계 빅3인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는 다양한 맛의 저도주·와인·수제 맥주 출시와 함께 제품 가격까지 경쟁적으로 내리며 혼술족·홈술족 공략에 나서고 있다.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양질의 가성비 좋은 맥주를 즐길 수 있게 된 점은 소비자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같은 기쁜 소식 뒤에는 현대인의 슬픈 단면도 자리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6일 과음하는 음주 문화가 있는 한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혼술이 늘면서 자살률과 우울증 증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FT 측은 혼자 술을 마시는 현상이 주류 브랜드를 활성화하고 있지만 우울증·자살 관련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한국은 자살률이 10만명당 24.6명으로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적당한 음주는 긴장감 완화, 능동적 사고로의 전환, 유쾌한 정서적 자극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키지만 지나칠 경우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한다. 혼술·홈술은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상태에서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해 자기통제를 어렵게 하는 등 잦은 폭음·과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알코올 의존장애, 인체 면역 시스템 약화, 간 손상에 따른 암 발병 등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게 의료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나홀로 ‘집콕’ ‘방콕’ 가운데 음주뿐만 아니라 다른 취미도 가지는 게 질병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집에서 하는 제빵 굽기, 꽃꽂이 장식하기, 퍼즐 맞추기, 미니어처 만들기, 반려식물 키우기 등 무료한 시간을 좋아하는 뭔가에 몰두하다 보면 음주 횟수와 양도 자연스럽게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체 또한 현재보다 더욱 다양한 실내 취미 활동 용도의 굿즈 발매,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는 이벤트 개최 등을 통해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더욱 활성화해나가길 기대해본다. 가정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각축전 속에서도 이들의 고립·우울·절망감 등을 어루만지려는 노력은 기업 이미지 제고 측면에서도 효과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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