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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적인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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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전제형기자 |  2021.06.03 11:21:53

유튜버들이 세계 각국의 상위 8개 인스턴트 라면 제품들 가운데 최고의 라면으로 농심 신라면을 선택하는 모습. (사진=Good Mythical Morning 유튜브 채널 캡처)

라면은 한국인의 소울푸드다. 분명 같은 맛인데 먹을 때마다 다른 음식 같다. 그냥 가볍게 끼니 때우려, 물놀이하고 나와서, 산 정상에 올라가서 등 대중없이 먹는데 그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오늘도 냄비에 물을 끓이고 선반에 쌓인 라면 봉지를 뜯는다.

하지만 국산 라면은 해외에선 큰 자취를 남기지 못했다. 매콤하고 알싸한 라면 맛을 세계인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지구촌 곳곳 라면을 소비해온 이들 역시 한인들이 대부분이다가 몇 해 전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라면 업계 1위 농심을 예로 들면,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성적은 국내와 해외에서 엇갈렸다.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7% 감소했음에도 불구, 해외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신라면은 외국인들에게도 부담 없는 식사 한 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농심 측은 이 같은 결과물의 밑바탕에 ‘차별화 전략’ ‘프리미엄 전략’ ‘선택과 집중전략’이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국내와 동일한 맛과 규격, 디자인의 신라면을 고가로 포지셔닝 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시장부터 단계별로 공략해 나간다는 것.

이뿐만 아니라 영화 ‘기생충’ 등 K-컬처에 라면을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데 따른 익숙함도 인기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미 세계인들 사이에선 신라면의 제조 레시피를 공유하는 게 놀이처럼 유행 중이기도 하다.

농심에 따르면, 해외 소비자들은 물을 적게 넣고 반숙 계란을 터뜨려 먹는 ‘쿠지라이(Kujirai)식 신라면’, 고기에 건고추·향신료 등을 첨가해 ‘비리아(Birria)식 신라면’ 등 개별적인 취향에 맞는 재료를 조합한 이색 조리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

또 다른 SNS 채널에서는 유튜버들이 2만8396명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세계 각국의 상위 8개 인스턴트 라면 제품들 가운데 최고의 라면으로 농심 신라면을 선택하기도 했다. 이들은 매운 것을 선호하는 입맛에 더해 신라면이 여타 제품들과 달리 분말 소스에 건더기 소스까지 첨가된 점을 흥미로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분명 인스턴트 식품인데 정성이 들어간 요리로 생각한다고나 할까.

현재 인도네시아에 거주 중인 한 교민도 CNB와의 통화에서 “인도네시아인들도 매운 것을 잘 먹고 좋아한다”며 “신라면은 현지 라면보다 5배 이상 비싸지만 그에 상응하는 ‘고급스러움’으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신라면의 성공 스토리를 바라보며 지난 3월 지병으로 별세한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이 해외에 라면을 수출하면서 강조한 말이 생각났다. “한국의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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