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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두의 세상읽기] ‘노동인구 감소→자원 고갈’ 악순환 끓을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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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구병두기자 |  2025.06.10 11:03:06

‘경제적 능력’ 우선하는 결혼문화
‘소득·주거’가 혼인·출생의 걸림돌
생산인구 감소가 자원 고갈 가져와
‘노동인구 정년제 폐지’ 공론화해야


 

구병두 (사)한국빅데이터협회 부회장.

여성에게 있어서 결혼은 필수, 직업은 선택이라는 말은 해묵은 캠페인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직업은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세태가 되어버렸다.

이는 남자 혼자 벌어서 가정을 꾸려서 살아가기가 녹록하지 않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 같다. 베이비붐 세대에게 결혼의 동기가 무엇인가를 물어보면, 10명 가운데 8~9명은 ‘첫눈에 반해서’라든지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라고 응답했다. 그래도 예전에는 배우자를 선택할 때 능력이나 재력보다는 오히려 사랑을 더 중요시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날 결혼 적령기에 있는 MZ세대들은 배우자를 고를 때, 경제적 능력을 최우선으로 하든지 아니면 배우자 집안의 사회경제적 배경(social-economic background)이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결혼 동기 요인이 되어 버린 듯하다.

남성일 경우 지속적인 소득이 보장되는 반듯한 직장이 없으면 결혼을 약속한 여성이 있어도 결혼을 늦추거나 포기하기도 한다. 심지어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다니더라도 소득에 비해 집값이 워낙 비싸 집을 산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전세라도 얻을 수 있을 때까지 결혼을 미루는 추세다.

그렇다고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결혼하기 쉽다는 말은 아니다. 여성들도 결혼하기가 만만하지 않은 것은 남성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퓨 리서치 센터(The Pew Research Center)의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들은 대체로 학력(academic requirement)이 높을수록 결혼 상대를 구하기가 힘들다. 이는 고등교육을 받은 남성이 줄어들면 연애나 결혼을 원하는 여성들이 상대를 구할 수 있는 확률이 그만큼 낮아져 문제가 야기된다. 왜냐하면 여성은 경제적으로 비슷하거나 상위에 있는 남성과 결혼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는 바로 ‘사위는 높여 얻고, 며느리는 낮춰 본다’는 전통적인 결혼관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작금의 세인(世人)들은 아무리 살기가 힘들다 해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인류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국민총생산(GDP)이 해를 거듭할수록 소폭이나마 상승하고 있다. 인간들의 삶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는 데에도 불구하고 결혼율이 사상(史上) 최저로 기록되는 것은 왜일까?

역사적으로 볼 때 인간은 가난하고 척박한 환경에서 다산(多産)하는데 반하여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는 오히려 저출산의 경향성을 보여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동물은 우리 인간과는 정반대로 척박한 환경에서는 개체수를 줄인다고 한다. 개체수가 늘어나면 생존하는데 상대적으로 불리하기에 본능적으로 출산율을 낮춘다는 것이다.

 

한산한 서울 시내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 (사진=연합뉴스)

이 지구상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나이지리아와 인도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들 국가의 경제 수준은 유럽 국가들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 조건이기에 인간은 가난하고 척박한 환경일수록 다산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해 주고 있는 셈이다.

경제적으로 열악한 나라가 가난으로부터 해방되는 길은 국민총생산을 증가시키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국민총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생산가능인구를 어떻게 늘릴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왜냐하면 생산가능인구가 많을수록 국민총생산도 증가하고 소비도 늘어나기에 더욱 그렇다. 인류의 풍요로운 미래의 삶을 위한 하나의 방법은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다.

한편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는 다른 인구학자들과는 달리 인구감소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는 미래의 큰 위기 중의 하나는 자원 부족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원에 대한 수요는 인구에 비례하므로 인구가 증가할수록 국가는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인구감소보다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는 노동인구의 정년제를 폐지함으로써 고령자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초고령화 사회에서는 고령자를 자원으로 인식하고 어떻게든 활용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더라도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미래의 자원 감소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게 될 거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결혼율과 출생률을 합치면 그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다.

그러기에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결혼 적령기에 있는 MZ세대들이 결혼과 출산을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일자리, 주거, 교육, 의료)을 마련해 주어야 할 뿐만 아니라 재정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할 것이다.


*구병두((사)한국빅데이터협회 부회장/ 전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주)테크큐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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