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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팔도·오뚜기·농심 ‘비빔면’ 전쟁…‘빅3’ 직접 먹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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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전제형기자 |  2021.03.19 09:42:45

정우성 vs 백종원 vs 유재석 ‘대리전’
후순위였던 농심, 배홍동 출시로 설욕
팔도, 35년 전통 내세워 ‘원조’ 마케팅
오뚜기, ‘백종원 대세론’…맛으로 승부

 

(왼쪽부터) 팔도 ‘팔도비빔면 8g+’, 오뚜기 ‘진비빔면’, 농심 ‘배홍동 비빔면’. (사진=전제형 기자)

 

여름이 성수기인 비빔면이 ‘집콕’에 힘입어 계절을 가리지 않고 흥행 중이다. 농심이 신제품 ‘배홍동’의 광고모델로 방송인 유재석을 발탁한데 이어, 팔도(한국야쿠르트 식품계열사)는 스테디셀러 ‘팔도비빔면’에 배우 정우성을 기용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오뚜기는 작년부터 요리연구가 백종원을 모델로 내세워 ‘진비빔면’으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들 셋은 뭐가 다를까? 기자가 ‘비빔면 빅3’를 직접 시식해봤다. (CNB=전제형 기자)

일단 비교 대상은 ‘팔도비빔면 8g+’, ‘진비빔면’, ‘배홍동’이다. 모두 각사가 공을 들이고 있는 브랜드다.

부엌 찬장에서 양은냄비 3개를 끄집어낸 뒤 각각 600㎖씩 물을 붓고 끓였다. 냄비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를 때쯤 면을 후다닥 집어넣은 후 다시 3분가량 기다렸다. 면이 사방팔방 퍼져나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살짝 뚜껑을 열었다 닫기도.

3분이 지나기 무섭게 면발을 빠르게 채에 담궈 차가운 물에 헹궜다. 이후 한껏 탱탱해진 면을 똑같은 규격의 그릇을 꺼내 담고, 그 위에 각사가 만든 비빔스프를 뿌려 비볐다.

먼저 팔도비빔면부터 먹어봤다. 익히 알고 있던 봉지비빔면의 맛이 확 다가왔다. 무엇보다 8g의 추가 소스가 제공돼 면과 소스가 서로 잘 버무려져 처음부터 끝까지 비빔스프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아무런 거리낌없이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다음으로 진비빔면을 집어 들었다. 면이 굵었고 양도 156g으로 팔도비빔면(138g), 배홍동 비빔면(137g)에 비해 많았다. 포장지에 쓰여진 광고문구를 보고 시원한 매운맛을 기대했지만 달착지근한 맛이 느껴졌다. 달면서도 살짝 매운듯한, 마치 잘 버무려진 스파게티를 먹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배홍동 비빔면을 시식해봤다. 팔도의 비빔스프에 익숙해져있던 미각 때문이었을까. 비빔스프(비빔장) 맛이 상당히 특이하게 다가왔다. 시원달달한 ‘배’, 매콤한 ‘홍고추’, 새콤한 ‘동치미’의 맛을 한데 모았다고 하는데 신맛과 쓴맛이 혼합된 인상을 받았다. 이 중에서도 새콤함에 가깝게 느껴졌다.

 

비빔스프와 함께 버무려진 비빔면들의 모습. (왼쪽부터) 팔도비빔면 8g+, 진비빔면, 배홍동 비빔면. (사진=전제형 기자)

 

빅3 비빔면을 모두 체험해본 한줄 결론은 이렇다.

팔도비빔면은 자연스러웠고, 진비빔면은 푸짐했으며, 배홍동은 독특했다. (다만 기자의 입맛은 어릴 때부터 줄곧 팔도비빔면에 길들여져 왔음을 밝힌다)
 


‘집콕’ 증가로 급격한 성장…1위 바뀔까


 

이처럼 라면업체들이 비빔면 전쟁에 나선 이유는 뭘까?

우선 시장성이 뛰어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빔면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라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약1400~1500억원에 달한다. 이는 2014년 600억원대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과거 비빔면은 여름 한 철 장사로 인식됐지만 최근 들어 겨울에도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집밥족 증가 현상으로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코로나 블루’ 등으로 인해 자극적인 단맛·매운맛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진 점도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식품기업들은 비빔면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머드급 스타들을 기용하고 있다. (위에서부터) 배우 정우성, 요리연구가 백종원, 방송인 유재석. (사진=각 사)

 

배홍동의 등장으로 올해 비빔면 시장은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배흥동은 방송인 유재석을 기용, ‘비빔면 장인 배홍동 유씨’라는 새로운 캐릭터로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1년여간 전국 비빔국수 맛집을 찾아다니며 배와 홍고추, 동치미를 갈아 숙성시켜 만든 비빔장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농심 관계자는 CNB에 “그동안 연구원, 마케터들이 ‘배홍동 맛집’ ‘비빔면 잘하는 집’ 콘셉트를 잡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경쟁사들과 달리 제품명부터 회사가 아닌 맛이나 재료를 강조했다”며 “이를 통해 농심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비빔면 카테고리를 더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질세라 팔도 역시 최근 국민배우 정우성을 모델로 발탁했다. 정우성의 꾸준한 인기처럼, 35년 한길을 걸어온 전통 원조 비빔면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팔도 관계자는 CNB에 “소비자 누구나 아는 맛인 35년 전통의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하고 이를 마케팅으로 연결해 ‘비빔면은 우리가 원조다’를 각인시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인기 요리연구가 백종원을 통해 ‘맛을 선도한다’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작년 진비빔면의 흥행을 이끈 백종원과 올해도 함께하며 시장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CNB에 “진비빔면은 푸짐한 양과 맛으로 비빔면 시장유행을 선도하고 있다”며 “최근 삼겹살, 회 등 다른 음식과 함께 곁들여 먹는 비빔면의 트렌드를 강조하며 다양한 홍보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은 ‘팔도비빔면’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억2470만여 개가 판매되며, 전년(1억1500만개) 대비 8.4% 증가했다. 그 뒤를 오뚜기 진비빔면이 추격하고 있다. 3위로 밀려났던 농심 칼빔면은 배홍동으로 대체되면서 사라졌다.

올해는 이 순위가 뒤바뀔 수 있을까?

(CNB=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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