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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통령 선서식에서 ‘無박수-뒷짐악수’ 야당 대표들 … 헌법 행사에서 당쟁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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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영태기자 |  2025.06.05 11:48:24

이 대통령의 취임 연설이 끝난 뒤 거의 전원이 기립박수를 치는 가운데 김용태, 천하람, 권성동( 왼쪽부터) 세 야당 대표가 기립박수를 거부하는 장면. (KBS 화면 캡처)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첫날 선서식에서부터 야당 3인방이 대결 자세를 공공연히 취해 이 대통령이 추진하는 ‘통합 정치’에 험난한 앞날을 예고했다.

4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에서 거행된 취임 선서식에서 이 대통령은 파랑과 빨강 줄무늬 넥타이 차임으로 참석해 정치적 통합 의지를 적극 드러냈다.

하지만 참석 인사 300여 명 중 정당을 대표해 객석의 가장 앞줄에 앉은 김용태 국민의힘의 비대위원장과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그리고 세 번째 줄에 앉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3인은 이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고 참석자 거의 전원이 기립박수를 칠 때 유독 박수도 치지 않고 기립도 생략하는 자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더구나 권 원내대표는 선서식이 끝난 뒤 대통령 부부 일행이 단하로 내려와 악수를 청할 때 뒷짐을 진 채 악수한 것도 일부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는 데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뒷짐을 진 채 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 3인의 이런 자세와는 달리 현재 여당과 날카로운 대립세를 유지 중인 조희대 대법원장은 단상의 좌석에서 새 대통령의 연설에 박수를 쳐주는 등 필요한 예의를 갖췄다. 개혁신당의 이준석 전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김-권-천 야당 3인의 ‘無박수-無기립’은 나름 이해할 만한 대목이 없지는 않다. 여당인 민주당이 당장 오늘 특검 3법을 국회 통과시키겠다고 하니 내란과 ‘명태균 게이트’ 등과 관련된 인사들이 많은 야당에는 특검 수사의 광풍이 몰아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헌법 행사'에서는 헌법에 맞는 자세 취해야


하지만 이런 염려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헌법에 따라 마련된 취임선서식, 즉 신임 대통령이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복리를 위해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엄숙히 선서’(헌법 제69조)하는 행사에서 당리당략 또는 개인적 입장을 앞세우는 듯한 자세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날 취임 연설을 하기 전 이 대통령이 “입장 때 야당 대표 분들을 못 봐서 악수를 못 나눴는데 오해 없으시면 좋겠다”고 웃으면서 양해를 구했는데도 불구하고 야당 3인방은 내내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사실 참석자들 중 이날 개인적 감정, 또는 소속기관의 입장 측면에서 가장 굳은 표정과 불쾌함을 드러낼 수도 있었던 것은 조희대 대법원장이다. 그는 지난 5월 1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공직선거법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즉, 이 대통령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판사다. 또한 민주당은 대법관 숫자를 30인으로 대폭 늘리는 법안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은 이 대통령을 만나며 웃음으로 악수를 나눴고, 단상의 다른 요인들과 함께 연설 중간중간에 박수를 쳐줬다. 야당 3인과 대조되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헌법 행사'에 걸맞은 태도였다. 

 

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는 조희대 대법원장.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선서식 연설에서 통합을 강조했고, 이어 열린 국회의장 주재의 국회 사랑채 오찬에서도 김용태 비대위원장과 천하람 원내대표를 향해 “제가 잘 모시도록 하겠다. 자주 뵙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통합 추구는 대통령의 헌법적 의무다. 헌법 제66조가 대통령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또한 헌법 제8조 제4항은 ‘정당은 민주적 기본질서를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정당은 민주적 절차에 따른 선거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6.3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내란 종식’을 내걸고 승리했다. 내란을 끝낸다는 것은 곧 헌법 수호 의지이고, 독일식으로 말하면 '헌법 애국주의'가 된다. 헌법 애국주의를 잊으면 또다른 히틀러에게 당한다는 게 독일의 민주주의다. 

 

이 대통령의 선거 승리를 '12.3 내란의 종식'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제 내란 특검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내란 종식은 이제 겨우 시작됐다'고 해석하는 게 더 맞을 듯 싶다. 

헌법 행사인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은 참석자가 신임 대통령에 대해 행동으로 드러내면서 반감을 표시한 것은 한국 역사에서 처음 아닌가 싶다. 내란은 지속 중임을 보여주는 장면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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