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가 증가하며 ‘혼밥’, ‘혼술’ 등 개인주의 문화의 영향으로 이들에게 가정간편식(HRM)이 대안이 되고 있다. 이에 맞춰서 기업들은 간단히 끼니가 해결가능한 간편식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국내의 1인가구는 2000년 222만 가구에서 2017년 562만 가구로 조사돼 152.6% 증가했다. 또 혼인상태 중 미혼이 2000년 43.0%, 2015년 43.8%를 기록해 1인가구 구성원은 주로 미혼이었다. 이들의 직업은 2015년 기준 경영관련 사무원이 12만9000가구(8.1%), 매장판매 종사자 9만2000가구(5.8%), 음식서비스종사자 4만8000가구(3.0%) 순이었으며, 주거형태는 ‘보증금 있는 월세’가 가장 많았다.
이들은 혼자서 끼니를 때우고 술을 마시는 소위 혼밥∙혼술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1월 동안 개인이 편의점에서 사용한 신용카드의 사용금액이 7조3733억원을 기록하며 2017년과 대비해 약 20% 증가한 이유를 편의점에서 간편식 등으로 끼니를 간단하게 해결하는 1인가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분석을 반영하듯 편의점에는 혼밥족들을 위한 각종 반찬과 과일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편의점 CU에서 판매하는 ‘명란한 오징어 젓갈’, ‘명란한 낙지 젓갈’, GS25에서 판매되는 ‘델몬트 바나나’가 대표적이다. 또한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최근 간편죽 ‘소고기죽’과 ‘전복죽’을 출시했다. 이 제품들은 모두 1인가구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이 편의점은 아예 ‘소반’이라는 가정간편식(HMR) PB브랜드의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간편죽의 가격은 3000원대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혼밥족만이 아닌 혼술족들을 위한 간편식 안주들도 등장하고 있다. LG유통이 전신인 아워홈은 가정간편식 안주 시리즈인 ‘야시장 안주시리즈’를 최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대만식 오븐닭구이와 홍천식 고추장 삼겹살, 강릉식 오삼불고기로 구성돼 혼술족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있다. 그리고 편의점 GS25는 올해 2인분 이상 주문해야 먹을 수 있는 외식 메뉴를 가정간편식으로 개발해 1인분 포장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나 혼자 먹는 간편식’ 시리즈로 출시되는 메뉴는 족발, 돼지껍질(돼지껍데기), 연탄불고기 등으로 다양하고 고기류에는 쌈장, 마늘 등이 첨가될 계획이다.
간편식이 호응을 받는 이유는 말그대로 ‘간편’하게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영양 전문기업 한국허벌라이프가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11개국 55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침식사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주 7회 조식을 챙겨먹는 한국인은 29%정도밖에 안됐다. 이는 ‘매일 조식을 먹는다’고 답한 다른 국가 응답자들의 평균인 63%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일반적으로 조식과 건강은 밀접한 관계에 있고 전문가들은 조식이 건강한 신체대사 등에 도움을 준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간편식 트렌드가 건강에 긍정적으로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간편하게 조리해 조식을 거르지 않는 인구가 늘면 건강도 그만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조식을 거르는 이유로 ‘시간부족’이라고 응답한 참여자가 허벌라이프의 조사결과 68%에 달했고 간편식은 이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촌진흥청이 가정간편식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1426명을 대상으로 간편식을 구입하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조리과정의 간편성’을 꼽은 설문 참여자가 55.5%, 다음으로 35.9%가 ‘시간절약’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가정간편식은 출근시간에 시간이 촉박해 조식을 거르는 현대의 회사원들에게 건강한 삶을 향한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CNB=이병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