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을 위한 기업들의 각종 사회공헌이 활발해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반려동물 증가추세에 맞춰 장애인을 위한 ‘보조견(안내견)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고, 한화그룹은 점자달력을 무상보급하고 있다. 기업들의 활발한 시각장애인 지원사업을 들여다봤다. (CNB=이병화 기자)
대기업들, 시각장애인 돕기 활발
첨단 IT기술 활용해 도우미 자처
장애인수 비해 아직은 걸음마단계
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동 삼성화재 본사에서 시각장애인 14명에게 안내견을 무상 기증했다고 밝혔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돕기 위해 훈련된 장애인 보조견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15두의 안내견을 대학생, 회사원, 구청 공무원, 교사, 피아니스트, 자영업자 등의 다양한 직업∙연령대의 시각장애인들에게 기증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의 안내견은 태어난 지 두 달이 되면 1년 간 일반가정에서 자라며 사회성을 기르는 기간인 이른바 ‘퍼피워킹’을 간다. 이 기간이 종료되면 안내견은 안내견 학교에서 6~8개월동안 주 5일, 30분~1시간 가량의 일정으로 훈련을 받는다. 이후 안내견들은 기초수행 항목파악, 기초수행 항목소개, 기초수행 항목강화, 고난도 항목훈련, 지적 불복종훈련 등 총 6단계를 거치고 훈련시작 4주 후, 13주 후, 모든 훈련 수료 후 총 3번의 시험을 치른다. 이 시험에는 30% 정도의 안내견만 통과하고 만약 이 시험에 탈락하면 일반가정으로 분양돼 반려견으로의 삶을 살게 된다.
한화그룹은 점자의 날을 맞아 지난해 11월, ‘2019년 사랑의 점자달력’ 5만부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했다.
한화는 이 달력을 한화그룹 내의 ‘사회봉사단’ 홈페이지와 ‘점자달력 사무국’에 각각 제공을 신청한 300여개의 시각장애인 관련 기관, 단체∙개인에게 전달했다. 한화는 ‘2019 점자달력’을 제작하며 점자가 손상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조판과 인쇄 작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했고 종이재질도 변경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저시력 시각장애인을 위한 VR 솔루션인 ‘릴루미노’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릴루미노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포착하는 이미지를 시각장애인의 다양한 증상에 맞게 재처리해 스마트폰 화면에 보여주고 ‘기어VR’의 접안장치로 보는 원리를 적용한 애플리케이션으로 기어VR 헤드셋에 장착하고 사용하면 된다.
‘기어VR’은 삼성전자와 오큘러스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스마트폰을 꽂아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의 가상현실 체험기기다. 가격은 기존의 시각보조 장비에 비해 100분의 1정도에 불과한 10만원 정도다.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네이버∙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함께 시각장애인 전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AI(인공지능) 서비스 ‘소리세상’을 출시했다.
‘소리세상’은 네이버의 AI플랫폼(특정 장치나 시스템 등에서 이를 구성하는 기초가 되는 틀)인 ‘클로바’가 탑재된 AI스피커를 통해 연합회가 보유한 8개의 일간 주요 뉴스, 1만 5000여권의 음성도서, 11개의 주간∙월간 잡지, 연합회의 공지사항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용콘텐츠를 음성과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그리고 네이버의 ‘클로바’는 텍스트를 입력하지 않아도 말로 검색을 가능하게 하고 날씨∙일정 등의 정보를 미리 알려주기도 한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위닉스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자문을 받아 시각장애인용 점자버튼을 접목한 ‘2019년형 제로 2.0’ 공기청정기를 출시했다. 기존에 출시된 위닉스의 ‘제로’ 공기청정기를 업그레이드 한 이 공기청정기에는 연합회의 자문을 받아 제작된 점자버튼과 음성가이드가 장착됐다. 위닉스는 이 공기청정기가 초미세먼지를 99.9% 이상 제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의 등록장애인 수에 비하면 국내 보조견의 수는 상대적으로 극소수다.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보조견(안내견)을 분양하고 있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지난 20여년간 200여두만 분양된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통계청은 지난 2017년 말 기준으로 국내의 등록장애인이 약 255만명으로 전국에 주민등록 된 인구 대비 약 4.9%라고 지난해 12월 밝혔다. 통계청은 국내에 주민등록 된 인구대비 등록장애인의 비율이 10대 2.5%, 20대 3.7%, 30대 5.6%, 40대 11.1%, 50대 19.7%, 등록장애인 중 지체장애 비율은 50% 정도라고 밝혔다.
(CNB=이병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