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으로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들이 설 명절을 맞아 협력사들과의 상생을 실천하고 있어 주목된다.
현대차는 설을 앞두고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온누리 상품권을 구매하는 등 상생활동을 펴고 있다. 현대차는 협력사의 자금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해 납품대금 1조1295억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앞당겨 설 연휴 전에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납품대금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엔지니어링 등 5개사에 부품과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3000여개 협력사에 조기지급될 예정이다.
동부건설도 설 명절을 앞두고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의 일환으로 협력업체에 공사대금을 조기지급했다. 동부건설의 협력업체는 2532곳에 달하고 조기집행된 기성대금은 1000억원 정도다.
포스코는 다가오는 설을 맞아 거래기업에 대금 2743억원을 앞당겨 지급할 계획이다. 설비자재 및 원료 공급사, 공사 참여기업 등 거래기업에게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두차례 지급해오던 대금을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매일 지급해 거래기업이 원활하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매월 초 지급하는 협력작업비도 앞당겨 이 기간 동안 매일 지급할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협력사 대금 2199억원을 현금으로 조기지급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도 상생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현대홈쇼핑 등 그룹 계열사와 거래하는 7200여 협력사의 결제대금 4924억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앞당겨 이미 지급했다. 거래 중인 2600여 곳을 포함해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한섬, 현대G&F, 현대리바트, 현대HCN, 현대백화점면세점, 에버다임 등 10개 계열사와 거래하는 4600여곳 등의 중소업체에게 대금을 조기지급한다. 이들 중소협력사의 결제대금을 정상지급일(백화점 1월 30일, 그 외 계열사 1월 31일)보다 최대 6일 앞당겨 지난 25일까지 모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도 이번 설을 맞아 중소 협력회사 중심의 3800여개사에 약 2000억원 규모의 대금을 정상지급일보다 평균 7일, 최대 13일 앞당겨 설 연휴 전인 지난 25일까지 조기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설이나 추석을 맞아 하도급사 등 협력사들과 상생에 나선 것은 대기업 직원들이 받는 명절 보너스와 동일한 맥락 하에 풍요로운 명절을 맞이하자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CNB=이병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