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서촌 ‘본가궁중족발’ 앞에서 법원 집행관이 강제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가게 앞을 막아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명 ‘궁중족발 망치폭행’ 사건으로 불렸던 서울 서촌 ‘본가궁중족발’ 사장 김모(54)씨가 끝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김 모씨는 ‘임대료 분쟁’에 휘말려 건물주를 상대로 망치를 휘두른 혐의로 징역을 선고받은 것. 다만,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던 살인미수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 재판에 배심원단으로 참여한 일반 국민 7명이 김씨의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 전원 무죄로 판단한 때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6일 살인미수·특수상해·특수재물손괴 등 3가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의 실형과 함께 쇠망치 몰수를 지난 6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넘어뜨리고 머리 등을 때렸으나 망치를 빼앗긴 다음에는 적극적으로 흉기를 찾으려는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건물주를 살해할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일 “상당한 기간 사회와 격리해 재범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며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김씨는 지난 6월 서울 청담동 골목길에서 자기 차량으로 건물주 이모(60)씨에게 돌진한 이후 이씨의 머리와 몸에 망치를 휘둘렀다. 건물주를 향하다가 길 가던 행인 염모씨를 친 혐의도 기소 내용에 포함됐다.
7명의 배심원은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선 전원 무죄로 판단했지만, 그 밖의 두 가지 혐의(특수상해·특수재물손괴)에 대해선 유죄 평결을 내렸다. 이와 함께 “김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다수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평결대로 김씨에게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법조계에선 김씨 변호인단의 재판 전략이 상당 부분 통했던 것으로 평가했다. 김씨 변호인단은 이번 재판을 국민참여재판(앞두고 일반 국민이 배심원단으로 참여) 형태로 진행했다. 재판정에서 변호인단은 “피고인 입장에선 ‘99’를 가진 사람이 ‘1’을 빼앗는 듯한 억울한 점이 있었다는 점을 반영해달라”고 배심원들에게 호소했다.
족발가게 사장 김씨가 건물주 이씨에게 앙심을 품은 것은 2015년 12월 새로 건물을 매입한 건물주 이씨가 월세를 297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약 4배 올리면서 시작됐다.
건물주 이씨는 김씨를 상대로 한 건물 명도소송에서 승소했으나 지난 6월 ‘망치 사건’ 발생 하기 전 족발가게 사장 김씨와 그를 지지하는 일부 시민단체가 12차례에 걸쳐 법원의 강제집행을 실력 저지하기도 했다.
한편, 판결 이후 피의자인 김씨의 부인 윤 모씨는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초에 법 자체가 평등했으면 이런 일 자체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