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길에 오르는 박태환 선수. (사진=연합뉴스)
리우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 경기출전을 포기한 박태환 선수가 귀국길에 올랐다. 앞서 자유형 400m, 200m, 100m 예선에 모두 탈락한 그는 명예회복을 위해 출전했던 올림픽에서 빈손으로 돌아오게 됐다.
수영 영웅이었던 박 선수는 2014년 금지약물 ‘네비도’를 투여한 사실이 적발되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당시 그는 “금지약물인 줄 모른 상태에서 치료 목적으로 맞았다”고 말했으며 법정 공방 끝에 박 선수에게는 고의성이 없었다는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박 선수가 과연 몰랐을까?란 의심은 끊이지 않고 있다.
네비도는 성선기능저하증(고환이나 난소와 같은 성선의 기능이 감소해 성호르몬 합성이 감소하고 생식세포에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게 되는 상태) 환자들을 위해 개발된 남성호르몬제로 대표적인 금지약물이다. 갑자기 금지약물로 추가된 약물이 아닌 것.
게다가 일부에선 박태환 선수가 예전부터 약물을 사용했을 것이란 주장도 하고 있다.
네비도는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TRT)에 쓰이는 대표적인 약이다. TRT는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환자들을 위해 의료용으로 개발된 치료법이다. 문제는 TRT가 스테로이드 사용을 입증한다는 것.
근육생성과 운동능력향상을 위해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게 되면 테스토스테론수치가 올라가게 된다. 그러면 우리 몸은 항상성 유지를 위해 고환을 자극하는 뇌하수체가 기능하지 않도록 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줄이는데 이 때문에 스테로이드 사용을 중단하게 되면 남성호르몬이 부족하게 된다.
즉 TRT 치료를 정식으로 받는 운동선수들은 과거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박 선수의 경우도 부족한 남성호르몬 치료를 위해 네비도를 투여 받았기 때문에 한 번의 실수가 아니라는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박 선수가 고의가 아니라는 법원 판결도 나왔고 과거에 약물 적발이 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의심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게다가 수영협회 등과 사이가 좋지 않아 피해를 봤던 과거 사례에 대한 동정론도 일어나면서 박 선수를 응원하는 여론도 상당하다.
한편 박태환 선수는 자유형 100m 예선에서 탈락한 뒤 “저도 이런 모습으로 끝내길 원하지 않는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나서 웃으며 떠나고 싶다”며 2020년 도쿄올림픽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