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경쟁력이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0일 ‘ICT 산업의 발전 과제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들어 우리나라 ICT 산업의 경제 성장 기여도가 떨어지고 수출 점유율이 정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에 따르면, 한국 ICT 부문 투자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2001∼2007년 연평균 0.31%포인트였지만, 금융위기 이후인 2008∼2012년 0.11%포인트로 0.2%포인트 하락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 모두 같은 기간에 ICT 투자의 GDP 기여도가 떨어지긴 했지만, 이 중에서도 한국은 일본(-0.25%포인트) 다음으로 많이 하락했다.
특히 ICT 수출 성장세는 중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ICT 수출액은 2001∼2013년 사이 연평균 7.5%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에 중국은 한국의 3배 수준인 21.4% 급증했다. 덕분에 한국의 수출 점유율은 2007년 6.8%에서 2013년 6.7%로 오히려 소폭 줄었다.
ICT 주력 제품인 통신기기, 반도체 수출 점유율을 보면 2003년과 2012년 사이 한국의 반도체 수출 점유율은 불과 0.4%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중국은 10.2%포인트 증가했다.
통신기기 수출 점유율의 경우, 한국이 5.3%포인트 감소한 데 반해 중국은 무려 23.4%포인트 증가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의 ICT 산업 성장이 정체된 원인으로 기업의 ICT 인프라 접근이 낮고 ICT 연구·개발(R&D)이 제조업에만 편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이 한국,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주요 9개국의 ICT 인프라 수준(2011년 기준)을 소비자, 기업 부문으로 나눠 평가한 결과 소비자 부문에서 한국이 1위를 차지했지만 기업 부문에선 공동 7위에 머물렀다.
ICT R&D를 보면 2013년 280억 달러로 GDP 대비 1.7%였는데, 제조업 부문 R&D가 1.6%이고 서비스 부문 R&D는 0.1%에 그쳤다.
여기에 기업의 GDP 대비 ICT 지출이 2010년 기준 2.8%로 선진국 평균인 3.4%에 미치지 못하는 등 기업의 활용도가 낮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ICT R&D뿐만 아니라 접근 기반 구축, 사업 모델 개발, 시장 환경 조성 등 종합적인 ICT 산업 육성 기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특히 ICT 신제품 도입을 조기에 확산시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원활한 진입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