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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영 '평면조건', 텅 빈 여백으로 회화의 본질적 의미를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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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기자 |  2015.08.28 10:27:38

▲최명영, '평면조건 15-014'. 캔버스에 아크릴, 181.8 × 227.3cm, 2015.

아무것도 없이 비어 있는 모습, 오로지 여백만의 모습, 혹은 벽지 같은 모습을 연상시키는 작품들이 벽에 걸렸다.

어떠한 이미지도 존재하지 않는 작품들을 처음 마주하는 이들에게 당혹스러운 첫인상을 남긴다.

이 그림들은 회화의 본질적 의미에 대한 접근으로 자신만의 평면을 드러내는 최명영(74) 작가의 '평면조건' 연작이다.

70년대부터 최근까지 40년 동안 그려온 작품들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 '평면조건 - 몸을 드리다'가 8월 12일∼9월 20일 서울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최명영, '평면조건 83-H4'. 한지에 먹, 63.5 × 93.5cm, 1983.


그는 회화의 재현이 지닌 리얼리티의 한계-모순에서 회화의 비실재성을 자각했다. 그리고 사물의 기하학적 패턴을 추구하는 작품으로부터 회화가 구체적 형태의 재현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도출해냈다. 이런 수용과 변용 과정을 거치며 실험적인 작품을 그려냈다.

평면에 접근하는 작가의 작업 방식은, 평면의 캔버스 위에 검정색, 흰색, 파란색, 황색 등 단색을 올려놓은 후, 캔버스나 한지에 송곳, 롤러, 브러시 등을 적용해 각기 다른 평면의 조건들을 만들어낸다.

평면 위에 수차례 쌓아나가는 자기 성찰적 작업방식을 통해 고요하고 깊은 그의 평면을 만들었다. 작품 속엔 일기처럼 그의 시간과 순간의 감정이 들어가며, 나아가 그만의 예술적 통찰과 개념이 함축적으로 담겨진다.

최명영 작가는 "나에게 있어 '평면조건'은 회화로서의 숙명적인 평면을 그 궁극적인 상태에서 어떻게 회화화할 것인가 하는 데 있다"며 "캔버스에 일상적 삶 그 자체, 온갖 기억과 상념마저 묻혀가면서 그 과정의 추이에 따라 새로운 존재의 지평을 열고자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평면조건' 연작과 함께한 최명영 작가.(사진=더페이지갤러리)

작품을 마주하고 난 관객들은 일관적인 어느 하나의 해석으로 풀이하지 않고 각자 다른 느낌을 남긴다. 애당초 어떠한 무엇도 담지 않고, 평면 자체로의 실체만 나타내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가 그 이유다.

또한 집중된 상태에서 작가의 감정, 사유, 시간 등 보이지 않는 무형의 조각들이 층층이 겹쳐쳐 녹아 있는 것도 한 몫을 한다.

최 작가는 평면이라는 비워진 적막한 공간에서 시작해, 아무것도 담지 않으려 했기에 더 많은 것이 담긴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그는 고요한 걸음으로 다가가 작가와 공감을 나눌 기회를 제공한다.

CNB=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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