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수신금리가 0%대로 떨어진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며 미국 달러화 예금이 주목받고 있다.
20일 주요 은행들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외환 등 4개 시중은행의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5월 말 기준 53억7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달러 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했다가 출금하거나 만기가 됐을 때 원화로 받는 금융상품이다.
이에 따라 달러 가격이 오르면 1년 짜리 기준으로 0.7% 수준의 금리 외에 환차익을 얻을 수 있고, 환차익엔 세금도 붙지 않는다.
이처럼 개인 달러 예금이 늘고 있는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달러 가격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하는 심리가 시장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이 외환 전문가 5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5%(41명)이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강 달러 현상이 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너무 낮은 국내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도 달러화로의 자본 이동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일부 적금 상품의 6개월 만기 금리를 연 1.10%에서 0.80%로 낮추면서, 국내에서 사상 처음으로 0%대 예·적금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지난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로 내린 이후 수신금리를 잇따라 내리고 있어 당분간 달러 예금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