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은행들이 환전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사진=국민은행, 하나은행·외환은행)
메르스 여파로 인해 시중은행들의 과거 활발했던 환전 판촉 행사도 김이 빠지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환전 이벤트를 펼치고 있지만 메르스 역풍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먼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공동으로 가족, 단체 해외여행객 및 유학·어학연수·배낭여행을 떠나는 학생 고객들을 대상으로 8월말까지 ‘2015 행복한 여행! 환전 페스티벌’을 실시하고 있다.
두 은행은 환전금액에 따라 주요통화(USD, EUR, JPY) 최대 70%, 기타통화 최대 40%의 환율우대를 적용한다. 특히 여름 방학을 맞이해 여행 및 어학연수 등 해외출국을 예정하고 있는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자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했다.
하나은행은 영업점에서 환전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나카드 결제 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라면세점 할인쿠폰을 재고 소진시까지 별도로 증정한다. 외환은행도 미화 300달러 상당액 이상 환전 고객에게 롯데면세점 할인, 환율우대, 인천국제공항 내 SKY HUB 라운지 1+1, 인터넷 카페 서비스 할인 등으로 구성된 스페셜 쿠폰북도 주고 있다.
KB국민은행도 8월 31일까지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환전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사은품을 지급하는 ‘2015 여행을 즐겨라! 환전을 즐겨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화 1000달러 상당액 이상 외화현찰을 사는 개인고객 중 추첨을 통해 총 58명에게 KB GiftCard(50만원권 1명, 30만원권 2명, 10만원권 5명, 5만원권 50명)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인터넷을 통해 최대 75%까지 환율 우대를 제공하는 ‘인터넷환전’, 신한은행은 500달러 이상 환전·송금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환전송금 페스티벌’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은행들은 환전 수수료를 통해 이득을 얻는다. 2014년 여름 휴가철인 6월~9월까지 환전 시장 규모는 약 6조원대에 달한다. 이에 앞 다퉈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
하지만 올해는 사정 다르다. 국내에 메르스가 급속도록 확산, 불안감이 커지면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물론 이동(출국)까지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메르스 여파로 이달 중국인 관광객 유입 증가율이 낮아지고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도 일시적인 약세 현상을 보여 2분기 항공산업의 수송량은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여행업계에 따르면 일부 여행사에서는 7월~8월 해외여행상품 예약 취소 문의가 10%가량 늘어나는 등 메르스 공포로 출국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IBK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사스에 대한 경각심이 극에 달했던 2003년 4월에는 전체 출국자 수가 전년대비 45.1%, 신종플루가 한창이었던 2009년 5월에는 35.5% 각각 감소했다. 2003년 한해 동안 전체 출국자는 전년대비 0.5% 줄어드는 데 그쳤는데, 이는 사스가 진정 국면에 들어선 이후 수요가 급격히 회복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권에서 여름 휴가철을 겨냥한 환전 판촉경쟁은 기간이 짧아 아무래도 직격탄을 맞을 공산이 크다. 가뜩이나 저금리 기조로 예금-대출 마진폭이 줄어든 상황에서 메르스 불똥까지 맞게 된 시중은행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