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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르포] 아파트로 간 삼성카드… ‘LED금융’ 현장 가보니

입주민·산업통상자원부와 손잡고 지하주차장 LED설치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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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5.05.11 09:53:00

▲LED등으로 교체돼 환해진 서초더샵 지하주차장 모습. (사진=이성호 기자)

삼성카드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와 아파트주민·관리업체 등과 손잡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LED조명 보급에 나서 주목된다.

아파트단지에서는 설치비용의 부담 없이 삼성카드로 결제해 미리 시공한 뒤, 이후 LED설치에 따른 전기료 절감분으로 매월 갚아나가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몇 년 후에는 주민들이 공짜로 LED조명등을 얻게 되는 셈이라 모두가 ‘윈-윈’ 하는 구조다. CNB가 현장을 다녀왔다. (CNB=이성호 기자)

어두운 형광등→밝고 수명 긴 LED
전기료 절감분→설치비 할부로 갚아
시공비용 사실상 無…주민반응 좋아
새로운 금융모델 자리 잡나 ‘시선집중’

# 여성운전자 A씨는 지난해 7월 다른 곳도 아닌 자신의 아파트(강원도 강릉 소재) 지하주차장에서 난데없이 나타난 강도에게 꼼짝없이 당했다. 강도는 차에서 내리는 A씨에게 다짜고짜 달려들어 얼굴 등을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려 다치게 하고, 산타페 승용차를 빼앗아 달아났다.

# 지난 4월 서울·경기·대구·양산 등 전국을 돌며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차량을 턴 B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주로 고급차량의 유리창을 깨고 안에 있던 현금 등 5540만원 상당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절도한 신용카드로 16차례에 걸쳐 약 410만원을 사용했다.

어둡고 칙칙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각종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 CCTV가 설치돼 있더라도 사각지대가 존재하며 특히 조명이 밝지 않아 판독에 애를 먹는 경우가 다반사다. 보다 밝은 등으로 교체하려고 해도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설치비 부담 전혀 없이 기존 형광등 보다 조도가 높은 LED조명으로 대체해 범죄도 예방함은 물론 에너지도 절감시키는 일석이조의 아이디어가 실행에 옮겨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산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아파트 LED금융모델’ 사업을 추진, 삼성카드(카드사)·이지스엔터프라이즈(아파트관리회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삼성카드사가 카드결재로 LED조명 설치비용을 아파트에 제공, 이지스엔터프라이즈는 A/S 및 에너지절감액 보증 등 관리를 총괄하며, 아파트는 절감액으로 설치비용을 삼성카드에 상환하는 방식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LED(Light Emitting Diode)조명은 반도체의 일종인 발광다이오드로 전기신호를 보내면 빛을 발산하는데 에너지 절감효과 이외에도 수명이 길고 수은을 쓰지 않는 친환경성 제품이다. 500세대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 설치 기준으로 연간 736만원의 전기료 절감효과가 발생되기 때문에 LED설치비용 2000만원을 약 2.7년(2000만원/736만원)이면 회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매달 공용전기료가 200만원이 나오는 아파트에서 LED로 교체 시 우선 시공비 2000만원을 삼성카드로 결재한다. LED 설치가 완료되면 전기료는 약 120만원으로 뚝 떨어지는데 이 절감된 금액(80만원)으로 카드 값을 매월 갚아 나가는 식이다.

즉 회수기간(2~3년) 동안에는 기존대로 200만원을 내고 이후 상환이 완료되면 줄어든 전기료 120만원만 내면 된다. 내 주머니에서 추가로 나가는 돈은 없고 몇 년 후에는 싼 전기료를 납부하면 되는 것이다.

관리업체인 이지스엔터프라이즈가 저렴하고 우수한 LED조명 제품을 선정, LED조명업체(시공사)와 별도로 절감액 및 A/S를 보증하기 때문에 사업절차의 투명성 확보는 물론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 LED조명업체도 삼성카드사를 통한 공사대금 조기 회수, 영업 및 관리를 이지스엔터프리이즈가 전담함에 따라 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대출이자(이자율 연2.75%, 상환기간 최대 5년, 대출한도 없음)와 가맹점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현재까지 총 21개 아파트단지(1만514세대)가 LED금융모델을 활용해 지하주차장의 LED교체를 완료했거나 계약을 체결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CNB에 “지난해 모델 개발을 완료, 카드사와 아파트관리사 등을 대상으로 실행 파트너를 물색했는데 삼성카드와 이지스엔터프라이즈가 참여의사를 밝혀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총 70개 여개 아파트단지에서 LED금융모델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타 금융사와 관리업체도 참여토록 홍보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파트 LED금융모델 우수시범아파트’로 선정된 서초더샵 아파트 전경. (사진=이성호 기자)

우수시범아파트 ‘서초더샵’…주민만족도↑

서울 서초구에 소재한 ‘서초더샵’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지난달 30일 이 아파트는 산자부로부터 ‘LED금융모델 우수시범단지’로 선정됐다. 서초더샵은 기존 형광등으로 돼 있던 지하주차장 조명을 올해 1월 LED로 교체(650개)했다.

이 아파트의 주차장등의 조도(lx)는 65.1lx였으나 LED로 교체 후 2.38배 향상된 155.1lx로 밝아졌고, 월 사용전력은 1만5184kWh에서 8541kWh로 낮아졌다. 월 전력요금도 평균 180여만원에서 평균 100여만원 안팎으로 절감됐다. 

계산을 해보면 LED교체비용 2800만원은 약 2년9개월에 거쳐 회수된다.

개선된 주차장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우중충했던 주차장이 밝아졌다”고 입을 모으며, 추가로 복도등 약 1000여개도 LED로 교체키로 했다.

김광석 서초더샵 생활지원센터장은 지난 7일 CNB와 만나 “침침했던 주차장이 환해져 주민들 입장에서 심리적으로 안정감도 생기고, CCTV도 전보다 훨씬 식별율이 좋아졌다”며 “공동전기료가 줄어든 것을 체감하다 보니 일부 세대에서는 집안에도 설치하려고 하는 등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사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과거에 영세한 LED업체가 난립, 질이 낮은 값싼 중국산 등으로 대충 공사만 해놓고 사후관리가 엉망이거나 회사가 아예 없어지기도 했기 때문. 하지만 정부가 보증해주고 삼성카드 등이 주도해 믿을 수 있는 제품에다 사후관리까지 철저히 해주니 신뢰는 점점 쌓여가고 있다. 입소문을 타고 주변 아파트단지에서도 구경을 하러 온다는 귀띔이다.

김 센터장은 “전기절약만 되는 것이 아니라 등을 가는데 소요되는 인건비도 절감된다”며 “기존 형광등은 각각 수명이 다르기 때문에 1주일에 한 번씩 기사들이 정기적으로 주차장을 돌면서 점검해야 했지만 이런 일이 줄어들게 돼 다른 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LED수명이 6~7년이라고 하는데, 설치 후 5년 이내에 등이 나갈 경우 무상으로 교체를 해주기 때문에 초기 유지보수비도 전혀 들지 않는다는 부연이다.

▲서초더샵 LED금융모델 추진현황.

산자부-카드사 ‘아파트 LED금융모델’ 진화

LED금융모델은 아파트주차장에 한정하지 않고 범위를 넓혀 점진적으로 진화될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 등은 오는 2017년까지 약 1000개 단지(세대수 50만) 지하주차장에 LED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달성할 경우 국내 가정 1인당 연간소비전력의 5% 절감과 화력발전소 0.5개를 대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카드 등은 공동전기 뿐만 아니라 각 개인 세대별까지 금융을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집안의 등을 교체 시, 월 전기료를 최대 10%까지 덜 낼 수 있도록 하는 카드상품을 개발한다는 것. 더불어 주유소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중소LED사의 해외LED사업과 공동주택 태양광 대여사업으로 금융지원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CNB에 “신사업을 찾는 과정에서 산업과 금융이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LED금융모델’에 끌려 참여하게 됐다”며 “사업적으로도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들에게도 메리트가 있는 충분히 있고 긍정적인 반응들이 많아서 아파트 이외에도 주유소·편의점이나 공용조명을 사용하는 곳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산자부의 방침에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리회사인 이지스엔터프라이즈도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경학 이지스엔터프라이즈 ESCO사업본부 팀장은 “향후 ‘에너지다이어트카드’를 내세운 아파트관리비 납부 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라며 “이 카드를 사용하면 세대별 전기료를 떨어뜨릴 수 있는 등 보다 진일보된 금융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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