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왼쪽)·허일섭 녹십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녹십자가 추천한 인사들이 일동제약 이사회 진입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일동제약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것. 20일 일동제약은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 사내이사에 이정치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을 재선임했다. 또 감사에 이상윤 전 오리온 감사, 사외이사에는 서창록 고려대 교수를 각각 선임했는데 이들은 일동제약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들이다.
녹십자는 지분율 29.36%를 확보한 2대 주주로서,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허재회 전 녹십자 사장의 선임안은 일동제약 측 후보의 선임안건이 먼저 가결됨에 따라 자동 폐기됐다.
감사 후보인 김찬섭 녹십자셀 사외이사 선임안건은 일동제약이 과반 이상의 반대의결권을 확보함에 따라 표결 없이 부결됐다.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의 89.2%가 출석했는데 이 중 일동제약 측이 가결 요건인 과반 이상의 우호 의결권을 미리 확보했다.
일동제약 측은 지분율 10%를 보유한 피델리티를 포함,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의결권을 전달한 외국인 주주들이 100% 일동제약 추천 인사에 찬성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많은 주주들이 현 경영진을 지지해줌에 따라 일각에서는 지난 2월 녹십자의 주주제안으로 재점화된 양사의 적대적 인수합병 논란이 당분간 수그러들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녹십자가 경영 건전성 극대화를 위한 권리 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향후 경영권 이슈가 재발할 여지도 충분히 있어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