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힘, 5번 공천하더니, 이젠 돌 던져”
김재원·양향자 “폭언은 과거부터 알고 있었다”
“먹던 우물에 침 뱉기” 당 일각에선 자제론도
국민의힘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 검증을 놓고 겉으로는 “정치적 배신 문제를 떠나 장관으로서 자질을 갖추지 못한 후보자”라며 자진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국민의힘 소속으로 5번이나 공천장 받은 인사를 도덕성 문제로 물고 늘어지는 것이 제 얼굴에 침 뱉기일 수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진퇴양난에 빠졌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 장관 후보자의 장관 지명 3시간 만에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전격적으로 제명하며 ‘배신자’로 낙인찍은 마당에 야당 집중 공세로 낙마할 경우, 범여권의 통합 전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인사 검증을 느슨하게 해서 통과시킬 경우, 오히려 여권에 통합 이미지를 안겨줘 인선 자체가 보수 이탈·반발·재편을 촉발하는 방아쇠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보좌진에게 ‘죽이고 싶다’는 막말을 퍼붓는 사람에게 어떻게 한 나라의 살림, 국정 예산을 맡길 수 있겠느냐”면서 “이 전 의원의 기획예산처 장관직 수락은 정치적 배신 문제를 떠나 장관으로서 자질을 갖추지 못한 후보자”라며 이 대통령에게 이 후보자 지명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송언석 원내대표도 “최소한의 검증과 세평 조회만 하더라도 이런 사람을 장관에 지명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또다시 터진 인사 참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에 대비해 당 차원의 제보 센터 발족을 검토하는 등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지만, 이 후보자 보좌진 갑질 문제는 이미 당내에서 잘 알려진 ‘공공연한 비밀’로 통했던 만큼 “그렇다면 그동안 국민의힘에서는 왜 쉬쉬했느냐”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탓에 속이 편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실제로 2004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이 후보자는 한나라당(17·18대)→새누리당(20대)→미래통합당(21대)→국민의힘(22대) 등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다섯 차례 공천을 받아 3선(17·18·20대) 의원을 지냈으며, 더구나 ‘보좌진 폭언·갑질’ 의혹은 장관 후보자 발탁을 이유로 국민의힘에서 제명되기 훨씬 전인 2017년에 일어난 일로서 국민의힘 공세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 얼굴에 침 뱉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2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혜훈 전 의원이 (보좌진에게) 소리 지르거나 그런 일을 벌이는 것을 스스로도 봤고, 또 그런 얘기를 워낙 많이 들어서 저런 사례가 무수히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여의도 사정에 조금만 아는 분한테 확인해 보면 (이 후보자의) 인간 됨됨이에 대해서 알수 있었을 텐데, (발탁) 의도가 무엇일까 생각하게 만드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양향자 최고위원도 다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후보자의 갑질 의혹은 익히 듣고 있었던 이야기라 놀랄 것도 없었다”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후보자의 갑질 행태를 다수가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혜훈 후보자에 ‘청와대 인사 검증에 문제가 있다’고 국민의힘이 지적하고 있으나 오히려 저희가 국민의힘의 검증 시스템을 너무 믿었다”며 “국민의힘에서 다섯 번이나 공천받으신 분인데 이런 인성을 가졌는지 어떻게 알았겠나”고 반박했다.
‘정치 9단’으로 평가받고 있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지난 3일 밤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의힘의 그 누구도 이혜훈에게 돌을 던질 자격이 없다”면서 “국민의힘이 그동안 이 후보자를 다섯 번이나 공천(17·18·20·21·22대 총선) 때는 깨끗했고 장관 임명 발표 뒤 그 며칠 사이에 그렇게 비리 정치인이 됐냐”고 따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