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수년새 인터넷뱅킹이 급속히 보급되면서 전화를 이용해 계좌이체 등 금융거래를 하는 텔레뱅킹 이용이 줄고 있으나, 여전히 가입자가 4000여만 명에 달하고 실제 이용자도 1200여만 명이나 된다.
하지만 텔레뱅킹은 보안이 취약해 대출사기, 보이스피싱 등에 노출되는 사고가 잦았다.
지난해 말 농협중앙회 산하 지역농협에서 예금주 모르게 텔레뱅킹으로 1억2000만원이 인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내 주요 은행들은 텔레뱅킹 이체한도를 축소하는 등 각종 대책을 실시할 예정이다.
농협은행과 농·축협은 지난 9일부터 보안카드를 이용해 텔레뱅킹을 하는 고객의 1회 이체한도를 기존 500만∼10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축소했다. 취약시간대인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이체한도를 아예 100만원으로 줄였다.
외환은행은 다음 달 31일부터 보안카드를 이용해 텔레뱅킹을 하는 고객의 1일 이체한도를 1000만원으로 줄인다. 지금까지는 고객이 지정하는 한도 내에서는 금액에 상관없이 전액 이체할 수 있었다.
우리은행은 다음 달부터 모든 통장에 대해 ‘1일 500만원, 1회 500만원’으로 텔레뱅킹 이체한도를 줄이기로 했다. 특히 밤 12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이체한도가 100만원으로 줄어든다.
신한은행도 ‘하루 5000만원, 1회 1000만원’이던 텔레뱅킹 이체한도를 ‘하루 500만원, 1회 500만원’으로 줄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텔레뱅킹 이체 한도 축소로 금융사기 피해액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인증 강화 등을 통해 금융사기 피해건수 자체를 줄이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