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최근 선정한 최종 사외이사 후보 7명중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포함된 것.
최대 라이벌 업체의 전 사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은 금융권에서는 여태껏 유례가 없는 일이다. 최 전 사장은 지난 1982년 신한은행 설립 당시 합류해 국제부장, 뉴욕지점장, 종합기획부장 등을 거쳐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어 2003년 신한금융 사장에 올랐고 2007년 퇴사했다.
또한 이번에 같이 KB금융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린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신한은행 사외이사로 재직한 바 있고 2010년에는 신한은행 이사회 의장까지 역임했었다.
KB금융이 이같이 신한은행 출신들을 영입한 것은 반드시 신한을 넘어서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리는 등 리딩뱅크의 자리를 고수해 왔지만 수년전부터는 신한은행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KB금융은 지난해 5월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간 주전산기 교체 갈등으로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의 퇴진으로 이른바 ‘KB사태’는 같은 해 9월 막을 내렸다. 지난해 4개월간 사상초유의 경영공백을 사태를 겪으며 금피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는 KB금융은 이번 참에 관치금융 이미지를 깨고 현장중심의 전문금융인 영입을 통한 쇄신의지로도 읽힌다.
지난해 말 취임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리딩금융그룹 지위 되찾기’를 목표로 세우고 있어 이번 사외이사 영입이 시너지를 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