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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뷰] 뮤지컬 '사춘기' "누가 사춘기를 아름답다고만 했는가"

사춘기 시절 일탈 극단적으로 그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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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기자 |  2014.11.27 11:33:15

▲뮤지컬 '사춘기' 공연 장면. 가족에게 사랑받지 못해 비뚤어진 영민(왼쪽, 신성민 분)과 성경책만 읽는 모범생 수희(박란주 분)가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이 시연되고 있다.(사진=김금영 기자)

누구나 사춘기 시절을 겪는다. 성인이 돼서 돌이켜보면 막상 아무 일도 아니었지만 ‘질풍노도의 시기’로 불리는 이 시절엔 세상의 모든 일들이 치열하고도 열정적으로 다가온다. 낙엽만 굴러가도 웃는 시기라고 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작은 일에도 세상에 대한 분노가 치밀기도 하고 극한 고민에 빠져들기도 한다. 오죽하면 ‘중2병’이라는 말도 생겼을까.


뮤지컬 ‘사춘기’는 가장 찬란했던 시절이자, 가장 아프고 힘들었을 사춘기 시절을 조명하며 청소년들의 일탈을 강렬하게 그려낸다. 독일의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눈 뜨는 봄’을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상황에 맞게 번안했다.

▲뮤지컬 '사춘기'는 청소년들의 일탈과 방황을 그린 작품이다.(사진=김금영 기자)

전학 오자마자 전교 1등을 차지하지만 가족에게 사랑받지 못해 비뚤어진 ‘영민’, 춤을 사랑하지만 공부를 못해 문제아 취급 받는 ‘선규’, 성경밖에 잃지 않는 모범생이었지만 영민과 만나 임신까지 하게 되는 ‘수희’, 1등을 꿰찬 영민을 못마땅해 하는 ‘반장’, 카톨릭대 진학을 꿈꾸지만 공부에 소질이 없는 ‘경찬’, 엉터리 시험지를 서로 베끼는 ‘용만’과 ‘용철’ 등 각자 아픈 사연을 가진 아이들이 등장한다.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교복을 입고 무대 위에 등장하지만, 어쩔 땐 교복이 아닌 정장으로 느껴질 만큼 심오한 가치관을 보여준다. “세상엔 사랑따윈 없다”고 부르짖거나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컨닝을 들켰다는 이유로 죽음을 강요하며,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모습 등은 사춘기 시절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보다는 오싹할 정도로 무서운 세계관을 보여준다. 학생들의 발랄하고 순수한 모습을 기대했다가는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

▲뮤지컬 '사춘기' 공연 장면.(사진=김금영 기자)


극의 연출을 맡은 박소영 연출가는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힘든 상황을 거치고 있고, 일반적이지 않다. 그 중 특히 사춘기 시절을 어렵게 보낸 영민의 고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했다”며 “극이 어둡고 추상적이라 관객들에게 ‘친절하지 않은 공연’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영민이 자신의 사춘기 시절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이해하면 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극의 중심인물인 영민 역을 맡은 배우 신성민은 “영민은 어른스러운 척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굉장히 외롭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아이다. 왜 영민이 그렇게 비뚤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드라마에 집중해서 보여주려고 했다”며 “힘든 사춘기 시절, 영민을 사랑으로 감싸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안타깝다. 치열했던 그 시절을 영민이 잘 극복했는지 극 속엔 확실히 나오지 않지만 이겨냈을 것이라 믿고 싶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전개 속에서 내내 유지되는 어두운 분위기는 사춘기 시절에 대한 완벽한 공감대를 형성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존재했던 사춘기 시절을 다시 떠올리고 회상해볼 수 있는 기회는 마련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한편 뮤지컬 ‘사춘기’는 내년 2월 15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박소영이 연출을 맡았고, 배우 김다흰, 고훈정, 강정우, 조형균, 최성원, 신성민, 윤나무, 박정원, 임병택, 박란주, 강윤정, 김성철이 출연한다.

▲뮤지컬 '사춘기'는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 중이다.(사진=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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