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연극에 이어 뮤지컬로 돌아오는 '국화꽃향기'의 연출을 맡은 이성모가 캐스팅에 난항을 겪었던 사실을 털어놨다.
14일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는 뮤지컬 '국화꽃향기' 프레스콜이 열렸다. 박해일과 고 장진영이 출연한 영화로 유명한 이 작품은 2011년 연극으로 만들어졌고, 올해엔 뮤지컬로 새로운 변화를 거쳤다. 대학생 때 처음 만나 엇갈리기만 했던 미주와 승우가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결혼해 아기를 갖지만, 미주가 위암에 걸리면서 안타까운 시한부 사랑을 하게 되는 내용이 담겼다.
국화꽃향기의 연극 버전의 연출 또한 맡았던 이성모는 "2011년 국화꽃향기를 연극으로 선보인 뒤 계속해서 작품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뮤지컬 버전은 그 연장선상이 아니라 마치 첫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새롭게 만들었다"며 "매년 가을, 겨울마다 국화꽃향기 공연을 올린 것 같은데 점점 공연을 기다리고 기대해주는 팬들에게 추운 겨울날 따뜻해질 수 있는 작품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뮤지컬 버전만의 주안점은 신파극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 연출은 "연극 국화꽃향기를 2011년, 2012년 선보였고 이후 뮤지컬 형식으로 대본을 모두 바꾸고 재정비를 갖추는 시간을 가졌다"며 "슬픈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뮤지컬 버전은 너무 슬프지 않고 또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화되는 과정에 꼭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바로 배우와 스태프이다. 이 연출은 프레스콜에서 연신 이들에 대한 애정과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쉬운 캐스팅이 하나도 없었다. 극복하기 어려운 비용의 문제, 출연 일정 등 현실적인 상황에 부딪힐 때가 많았다. 그런데 현재 지금 이 무대에 있는 배우와 스태프들이 모두 힘을 모아줬다. 내가 같이 하자고 많이 조르고 의지를 많이 했다"며 "이들이 한 명 한 명 작품에 애정을 갖고 있다는 걸 연습실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내 역할은 배우, 스태프들이 공연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배우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부족한 연출을 만나 고생을 한 이들에게 미안하고 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공연계에서 일을 한 지 7년차인데 남들이 힘든 일이라고 말하지만 이처럼 좋은 배우들과 스태프를 만나서 지금까지 계속 공연을 만들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연출가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이 연출은 "그때 그때 유행에 따라가기보다는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공연 팬들 뿐 아니라 공연을 잘 모르는 관객들도 즐길 수 있는, 관객을 새로 발굴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겠다"며 "공연을 잘 만들지 못했을 때는 따끔한 질책을 해주고 동시에 따뜻한 응원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뮤지컬 '국화꽃향기'는 내년 1월 4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된다. 이성모가 연출을 맡았고, 배우 장덕수, 형곤(에이젝스), 서지유, 유정은, 홍수현, 황정윤, 신준철, 정성윤, 보현이, 황서현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