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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연극 '뜨거운 여름' 프레스콜 현장, 공연보다 뜨겁네

민준호 연출 "나와 배우들의 인생 닮은 이야기 극에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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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기자 |  2014.11.05 10:27:37

▲연극 '뜨거운 여름'은 '꿈'과 '사랑' 이야기를 밴드마임, 무용 등 다양한 요소들과 접목시켜 보여준다.(사진제공=Story P)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10주년 퍼레이드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연극 '뜨거운 여름'이 베일을 벗었다.

4일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는 연극 '뜨거운 여름' 프레스콜이 열렸다.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하 극단 '간다')는 지난해 11월부터 창단 10주년을 맞아 연극 '올모스트 메인'을 시작으로 '나와 할아버지', '유도소년',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를 선보여왔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10주년 퍼레이드 마지막 작품인 '뜨거운 여름'을 공개했다.

'뜨거운 여름'은 공연을 앞두고 첫사랑 '채경'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배우 '재희'가 연기를 하면서 과거 자신이 품었던 꿈과 열정을 회상하는 내용이다. 재희에게 학창시절부터 꿈을 꾸게 해 준 첫사랑의 흔적과 열정의 고리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춤, 노래, 무용 등 다양한 요소들과 접목시켜 보여준다.

프레스콜에서는 전막이 시연됐다.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 '꿈'과 '사랑' 이야기가 펼쳐졌다. 배우들은 단지 대사를 연기할 뿐 아니라 밴드마임,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무대를 채웠다. 주인공이 특별할 것 없는 그저 그런 자신의 과거를 추억하는데 묘하게 공감을 주고 연극 제목처럼 가슴이 뜨거워지는 무대가 이어졌다. 전막 시연이 끝나고 나서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는 10주년 퍼레이드 마지막 작품으로 연극 '뜨거운 여름'을 올리고 있다.(사진제공=Story P)

▲연극 '뜨거운 여름' 공연 장면.(사진제공=Story P)

<연극 '뜨거운 여름'을 만든 사람들과의 현장 인터뷰>

- 극단 '간다'의 대표 배우로서 10주년 감회가 유독 남다를 것 같은데요.

진선규 "어떻게 이렇게까지 왔나 신기하고 기쁘기도 해요. 그리고 앞으로의 10년을 또 꿈꾸게 합니다. 더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이 작품으로 연극에 첫 데뷔했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신의정 "저는 극단 '간다'의 작품 중 안 본 게 없을 정도로 좋아했어요. 그래서 정말 같이 작업을 하고 싶었죠. 처음엔 이 작품 소식을 듣지 못했고 그냥 가슴이 뛰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마냥 혼자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 와중 이 공연에 먼저 캐스팅 된 유연 언니가 여주인공 오디션을 보지 않겠냐고 물었어요. 그래서 다음날 바로 무턱대로 오디션을 보러 갔죠. 다행히도 저를 좋게 봐줘 오디션에 합격했어요. 데뷔했을 때만큼 기뻤던 것 같아요. 뮤지컬을 많이 했지만 연극이라고 꼭 다르게만 생각하진 않았어요. 그리고 다들 너무 잘 도와줘서 연습이 없을 때도 보고싶을 만큼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 '뜨거운 여름' 첫 공연 때 마치 마지막 공연날처럼 펑펑 울었다던데요.

유연 "이런 경험이 저도 처음이었어요. 첫 공연을 올리고 나서 배우들 모두 가슴이 정말 뜨거워져서 함께 눈물을 흘렸어요. 누군가에겐 이 공연의 이야기를 보면서 자신의 열정이 가장 뜨거웠을 '뜨거운 여름'이 과거였을 수도 있고, 다가올 미래일 수도 있고, 바로 지금 현재일 수도 있죠. 제겐 공연을 올렸던 상태가 가장 '뜨거운 여름' 같아서 더 울었던 것 같네요."

- 이번이 극단 '간다'와 함께 하는 세 번째 작업인데 '간다'만의 매력은 무엇인 것 같나요?

김대현 "배우 본연 자체의 모습을 순수하게 무대 위에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제 실제 이름은 김대현인데, 무대 위에서도 김대현으로 등장해요. 다른 배우들도 그렇고요. 배우가 본연의 모습으로, 무대 위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매력인 것 같네요."

- '뜨거운 여름'으로 공연계에 첫 데뷔를 했는데 원래는 무용이 전공이라고 들었어요.

조원석 "네, 처음 연극을 하는 거예요. 집 앞 편의점에서 민준호 연출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저를 믿어줘서 이 공연에 참여하게 됐어요. 처음엔 제가 나이도 어리고 접해보지 않은 분야라 낯설었는데, 배우와 스태프들이 친동생처럼 대해줘서 큰 어려움 없이 작업할 수 있었어요.  연기가 재미있다는 걸 이번 작업을 통해 알게 됐고요. 연기를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고 있어요."

- 연습하면서 특별했던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이지선 "이 공연은 무대에 오르는 막바지 순간까지 수정을 많이 거쳤어요. 그런데 배우나 스태프 중 아무도 화내거나 큰 소리를 치는 사람이 없었어요.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처음엔 '이 집단이 이상한 건가' 생각했어요.(일동 웃음) 그런데 그만큼 팀워크가 좋았던 거죠."

- 성인 '재희' 역 이외에 정말 다양한 역할로 계속해서 무대 위에 등장하는데, 이번 공연에서 연기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요?

차용학 "저는 성인 재희로서 극의 첫 시작과 끝을 열고 닫는 역할을 해요. 그리고 처음에 성인 재희로 등장하고 나서는 어린 재희에게 영향을 미치는 어른들 역할을 연기하죠. 그래서 이 어른들이 재희에게 어떻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좀 더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 연극 '뜨거운 여름'은 어떤 작품인가요?

민준호 연출 "처음 시작할 때처럼 만든 작품이에요. 제가 진심을 다하려는 모습을 담은 작품을 보여주고 싶었죠. 이 작품의 인트로를 쓰고 가슴이 정말 뜨거워졌었어요. 나이 들어서 멋있는 것만 하기는 싫었고 정말 하고 싶은 것과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고 싶었거든요. 꿈과 열정이 가득했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죠."

-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했나요?

민준호 연출 "이 공연은 제 인생과도, 극단 식구들 이야기와도 닮았어요. 우리의 삶 이야기가 녹아 들어가 있죠. 극 중 재희가 게임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어 연극영화과를 가고, 일기장에 어머니 이야기를 썼던 건 제 실제 경험이에요."

- '간다'스럽게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무슨 뜻인가요?

민준호 연출 "'간다'스럽다는 게 무슨 뜻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다른 좋은 연출과 닮아가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렇게 하면 작품이 더 잘 나오겠구나' 하고 배울 수는 있겠지만 원래 제가 하고 싶고 재미있는 것을 주로 하려고 해요. 그리고 극단 '간다' 배우들도 이 이야기에 공감해주고 따라와줍니다. '간다'의 시작도 그랬어요. '이렇게 재미있는 작품을 해보자' 이야기하니 배우들이 '그래, 재미있겠다' 하고 답했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간다'만의 스타일이 생긴 듯해요."

- 극단 '간다'가 10주년을 맞이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요?

민준호 연출 "10주년을 맞이해서 거창한 포부보다는 적당히 하자고 말하고 싶네요. 배우들도 각자 살아가다가 하고 싶은 작품이 생기면 다시 또 모여서 열심히 작품을 만드는 게 '간다'의 스타일인 것 같아요. 이렇게 열심히 공연하고, 좋은 작품 있을 때 신작을 올리고 싶어요."

 

배우들과 민준호 연출은 전막 시연이 끝나고 바로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공연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건 아마 이들이 지닌 공연에 대한 열정 때문인 듯했다. 순수하게 꿈과 열정을 불태웠던 순간을 '뜨거운 여름'이라 부르는 이들은 바로 당신의 뜨거운 여름은 언제였는지 무대 위에서 묻고 있다.

한편 연극 '뜨거운 여름'은 다음달 28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민준호가 작/연출을 맡았고, 배우 진선규, 유연, 이지선, 차용학, 김대현, 신의정, 조원석이 출연한다.

▲연극 '뜨거운 여름'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무대에 오르고 있다.(사진제공=Story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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