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나는 너다'에서 배우가 아닌 프로듀서와 연출을 맡은 윤석화가 재연 소감을 밝혔다.
14일 서울 동숭동 동숭교회 푸른나라홀에서는 연극 '나는 너다' 제작 발표회가 열렸다. '나는 너다'는 안중근의 삶과 가족사를 조명한 연극으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연극적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2010년 국립극장에서 초연됐고, 2011년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됐으며 올해 세 번째로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됐다.
이날 제작 발표회에 참석한 윤석화는 "안중근 의사 뿐 아니라 105년 전 독립 초석을 이루느라 함께 애쓴 대한의군들을 기억하고 싶었다. 가슴이 뜨거워지며 눈물이 나는 작품이다. 초연 때도 어려웠고, 이번에도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나를 지키고 이웃을 지키며 더 나아가 적마저 지키고 살리다'는 안중근 의사의 뜻을 작품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우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던 윤석화지만 '나는 너다'에서만큼은 연출과 프로듀서의 역할을 맡았다. 연출 주안점에 대해 그는 "역사극이라 하면 교육적이거나 딱딱하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그에서 벗어나 공연 예술이 할 수 있는 감동을 전하고 싶었다"며 "무대 위에 배우들의 연기를 생생하게 압축시켰다. 그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우리 역사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윤석화는 작품에 대해 설명하던 도중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초연 때도 워낙 힘들게 했던 작품이라 주위에서 말리기도 했지만 공연 도중 일어나서 박수를 치던 초등학생의 모습을 보고 무한한 감동을 받았다. 단 한 사람의 가슴에라도 우리 이야기를 전해주고 감동을 느끼게 할 수 있다면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안중근 의사를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잘 모르는 면이 있다. 그리고 스스로 부끄러워 버리는 역사들도 있다. 그 조각나고 모자란 역사도 의미라는 구슬로 잘 꿰면 더 희망찬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안중근 의사의 정신이 현대에 부활한다면 지금의 우리 모습을 훨씬 괜찮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극 '나는 너다'는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다음달 27일 개막한다. 윤석화가 연출을 맡았고, 배우 송일국, 박정자, 예수정, 배해선, 한명구, 원근희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