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기자 | 2014.10.10 10:01:53
이 때문에 문화재청이 지금까지 구축한 반구대암각화 기초자료도 정확도가 낮은 오류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카이네틱댐 공사를 앞두고 3D스캐닝 측량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정진후 의원(정의당)이 2014년도 문화재청 국정감사를 위해 세계문화유산 반구대암각화 보존 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문화재청이 2004년 실시한 3D스캐닝(3차원 데이터 기록 및 측량) 조사와 울산시가 2008년 실시한 3D스캐닝 작업에서 위성측량기준점인 GPS 좌표를 설정하지 않은 채 엉터리로 측량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4년 처음으로 3D스캐닝 조사를 실시했는데 3D스캐닝에서 필수적인 GPS 위성좌표 설정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해 반구대 암각화 측량 자료가 오류 범위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당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야외 측량을 하면서 실내용 장비인 일본 미놀타사의 비비드(Vivid)910을 사용했으며 이 장비로 반구대 암각화를 여러 부분으로 나눠 측량하고 야외용 광대역 장비로 측량한 광대역 데이터와 퍼즐을 맞추듯 최종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같은 퍼즐조각 맞추기식 작업으로 최종적으로 산출된 데이터는 오류 범위가 클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울산시가 2008년 실시한 3D스캐닝 작업에서도 위성좌표계인 GPS 좌표를 설정하지 않았다. 3D스캐닝 작업에 기초가 되는 GPS 좌표 설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서 산출된 반구대 암각화 측량자료의 정확도도 신뢰성이 떨어지고 왜곡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반구대 암각화 측량을 하면서 최첨단 장비와 시스템을 사용하면서도 측량의 기초가 되는 GPS 좌표 설정을 하지 않은 이유는 3D스캐닝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반구대 암각화 일대가 무선통신 기지국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04년 측량을 한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당시에는 3D 측량을 처음 실시해 GPS좌표에 대한 이해도도 없었고 이동통신 기지국도 없었다”며 “당시 측량한 데이터에 오차 범위가 큰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반면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 위치정보 확인 시 3D스캐닝 작업에서 GPS 좌표를 사용해 보정하는데 성곽 등 대규모 문화재에만 사용한다”며 “반구대 암각화는 소규모라서 실시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해 문화재청이 발주한 3D스캐닝 작업에는 문화재청의 해명과는 달리 GPS 조사가 포함돼 있다.
정진후 의원은 “반구대 암각화가 발견된 지 40년이 넘었는데도 정확한 측량조차 못한 채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보존을 말로만 외치며 문화재 관리의 후진성을 드러냈다”며 “국보 반구대 암각화에 대한 실측자료가 이 정도라면 다른 문화재에 대한 문화재청의 실측자료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 연구소는 2004년 조사에 5000만 원, 울산시는 2008년 조사에 6000만 원의 사업비를 썼다. 문화재청이 올해 실시 예정인 조사에는 2억5600만 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3D스캐닝은 3차원 레이저 스캐닝 시스템으로 3차원 레이저 스캐너를 이용해 대상물의 3차원 위치정보와 색상정보를 얻어내는 시스템을 말한다. 대상물에 직접 접촉하지 않고 고밀도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 1990년대 이후 세계 각국에서 건축, 토목, 문화재 분야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