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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서 푸는 유쾌한 이야기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

김영순 연출 "삶의 애환과 고민 털어놓을 수 있는 기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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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기자 |  2014.10.08 10:02:29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가 시청역 세실극장에서 다음달 1일 개막한다. 사진은 공연 포스터.

지난해 5월 초연된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이하 '여보나')는 은퇴 후 집에서 홀로 강아지를 돌보는 60대 가장 영호와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운 40대 샐러리맨 종수, 자식농사 잘 짖고 노후 걱정 없이 사는 말복, 늦은 나이에 손자를 봐야 하는 갱년기 여성 영자, 세월이 가도 사랑받고 사는 예쁜 춘자, 사춘기 자녀와 날마다 전쟁을 치는 오목이 찜질방에 모여 삶의 애환과 고민을 털어놓는 드라마 형식의 극이다.

중년의 인생을 유쾌하고 솔직하게 푼 이 극은 특히 찜질방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무대를 꾸려 관객들이 극을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극의 대본을 쓰고 연출한 극단 '나는 세상' 대표 김영순 연출은 미국 브리검영대학에서 연극 연출을, 뉴욕대에서 공연학을 전공한 뒤 2009년부터 국악공연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 보따리', 오페라 '마술피리', 연극 '나의 마지막 연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작품에 대해서는 "이 작품을 쓰며 현장 인터뷰를 하다 보니 '우리 정말 행복해'라고 말하는 부부가 한 명도 없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혼 도장을 찍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공연 시작 뒤엔 남편과 공연을 보고 오랜만에 대화를 하게 됐다거나 나만 그런 게 아닌 걸 알고 위로가 됐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며 "위기에 처한 부부들의 솔직한 사연을 담았기 때문에 많은 공감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가 목욕탕에 다녀오면 동네 아줌마들이 모여 별의별 이야기를 다 한다고 했다. 옛날에는 여자들에게 빨래터와 우물가가 치유의 공간이었고, 현대에는 찜질방이 그렇지 않나 생각했다"고 작품 동기를 설명했다. 그래서 작품의 배경도 찜질방으로 선택했고 모든 이야기는 찜질방 안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담았다고 한다.

무대 위 벌어지는 사건들은 흔히 주변에서 들고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친구의 장례식장을 다녀와 홀로 찜질방을 찾아온 중년 남자, 마누라와 자식을 피해 혼자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찾아온 남자, 찜질방에 모여 남편 편만 드는 시어머니 이야기, 손자를 돌보다 다치게 했다며 며느리에게 뺨 맞은 이야기 등 실제 삶의 문제를 수다를 통해 나눠본다.

김 연출은 "이 작품을 관람하는 모든 사람들이 중년과 말년에 대한 외롭고 막연한 생각에서 벗어나 이제는 삶 자체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누며 행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는 다음달 1일 시청역 세실극장에서 개막해 12월 31일까지 공연된다. 화, 목, 금요일엔 오후 8시, 수요일엔 오전 11시와 8시, 토요일엔 오후 3시와 7시, 일요일엔 오후 3시에 공연이 있다. 배우 장영주, 김정하, 손민형, 유형관, 전성애, 김선화, 김성기, 진수현, 이수미, 박현정, 손건우, 이승안, 권혜영이 출연한다. 포스코, (주)금호석유과학, 민들레영토, SK텔레콤, T멤버십초콜릿에서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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