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상원이 연극 '고곤의 선물'에 출연하면서 느꼈던 어려움을 고백했다.
18일 세종문화회관 세종 M씨어터에서는 '고곤의 선물' 프레스콜이 열렸다. '고곤의 선물'은 영국 극작가 피터 쉐퍼가 집필한 극으로, 한 천재 극작가의 죽음을 통해 그의 작품 세계와 신념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그린다.
한국에서는 2003년 극단 실험극장이 초연을 가졌고, 이어 2008년, 2009년, 2012년 재연됐다. 올해엔 세종문화회관과 극단 실험극장의 공동주최로 열리는데, 박상원이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작품으로 화제가 됐다. 박상원은 극 중 광기 어린 천재 극작가 에드워드 담슨 역을 맡았다.
이날 프레스콜에서 박상원은 '고곤의 선물' 전막 시연에 나섰다. 처음엔 자유롭고 분방하다가 극을 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신념과 현실이 마찰을 빚으면서 점점 광기 어린 모습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연기했다. 극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전라 연기도 과감하게 소화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박상원은 "에드워드 담슨은 워낙 극단적이고 광기 어린 인물이다. 그래서 연기를 하면서 굉장히 어려웠다"며 "하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인물이기도 했다. 연극을 사랑하고 자신의 작업에 열정적으로 미쳐있는 부분에 공감이 갔다. 남자 배우라면 누구나 탐내볼 만한 역할이라 주저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배우라면 한 번은 거쳐가야 할 하나의 산이였다"고 말했다.
이에 함께 자리에 참석한 이한승 극단 실험극장 대표는 "박상원을 캐스팅하기 위해 애를 썼다. 인간 모두가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데, 젠틀한 박상원 속 숨어있는 이미지를 꺼내보자 생각했다.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용서와 복수 중 무엇이 옳은 것인가, 이 시대의 예술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등 철학적인 문제를 많이 던진다. 그래서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에 박상원은 "내 자신이 무대 안에 갇혀 있으면 관객들 또한 무대에 몰입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최대한 관객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한 작품"이라며 "굉장히 연극성이 강한 작품이다. 모든 것들이 연극적인 구조에서 이뤄지고 있다. 많은 이해가 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관객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봐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극 '고곤의 선물'은 세종문화회관 세종 M씨어터에서 다음달 5일까지 공연된다. 구태환이 연출을 맡았고, 배우 박상원, 김태훈, 김소희, 김신기, 이봉규, 고인배, 서울시극단, 김소영, 이수형, 노상원, 조유미, 김대현, 권형준, 오택조, 강보미, 이민주가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