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 개편을 위한 <다가올 100년, 새로운 지방의 틀 어떻게 짤 것인가> 토론회가 한나라당 정책위원회와 지방행정개혁특별위원회 주최로 2일 오후 2시에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의 개회인사와 맹형규 의원의 축하 인사로 시작된 이번 회의는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이달곤 교수가 기조발제를 하고 지방행정개혁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유정복 의원이 사회를 맡았다.
토론에는 건국대 행정대학원장 이은재 교수와 부산동의대 행정학과 김순은 교수, 국민일보 노동일 논설위원,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 임승빈 교수, 충북 시장군수협의회 한대수 시장, 전 나라정책연구회의 우성호 도의원 등 이론과 실무 관련 전문가들이 나와 각기 다른 행정구역 개편 청사진을 선보였다.
토론은 기조발제를 맡은 이달곤 교수가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과 열린우리당 심재덕 의원이 제시한 안을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허의원은 중앙정부 산하 국가특별지방관서와 16개 광역자치단체 및 기초자치단체로 이루어진 지금의 다계층 구조를 국가지방행정청 4개와 60~70 여개의 자치단체의 이원화 구조로 바꾸자는 방안을 내놓았고, 심재덕 의원은 서울은 그대로 놔두고 인구 100만 규모의 60여개 광역시를 설정할 것을 제시했다.
이은재 교수는 먼저 “조선 말 일제 초 당시 통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지금의 행정구역은 지역간 불균형과 의사전달에 왜곡을 가져온다”고 지적하고 지금의 계층구조를 조정해 시군구통합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교수는 서울특별시와 부산광역시 등 2개는 상징적으로 남겨놓고 인구 300만~350만 규모의 9개도와 15~30만 규모의 시를 133개로 만들 것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순은 교수는 “행정구역간 역사성과 고유성 등 민주성에 기반한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단계층제를 실시하려면 지방청과 중앙정부 사이의 신뢰가 토대가 되야하며 적어도 단계층제는 최소한 지방분권이 완료된 시점에서 진행해 시민과 민간 단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한 다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동일 논설위원은 “2010년 이후까지 법제를 마련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이후 정권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위원은 “기초행정을 맡을 200만~300만 인구의 광역자치 단체를 만들고 현재 구역을 통합하자”는 주장을 내놓고 “이 과정은 실증적인 검토와 충분한 현장 검증을 통해 주민들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승빈 교수는 이교수와 노위원의 안에 대해 “단순히 현재 인구만 가지고 통폐합을 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 뒤, 향후 인구변화까지 예측해서 법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또, 임교수는 “자치단체의 수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정 기능이 중복되지 않도록 읍면동이 주민자체단치의 역할을 하도록 개편하자”고 주장했다.
읍면동에 대해 한대수 시장은 도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시장은 도가 시군을 산하기관으로 생각하는 지금 상태를 거론한 뒤 “현재 도가 가지는 역할이 조정, 통제, 감독의 역할을 하는 만큼 시와 군을 통합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과정은 단순히 농촌과 농촌을 합하는 형식보다 거점도시를 육성해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통해 규제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단계층제를 긍정하는 의견도 있었다.
우성호 도의원은 “농촌지역 중 재정자립이 20%가 채 못 미치는 곳이 있는 만큼 역량이 부족한 자치구역은 자치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마련해 힘을 키우고 60~70개 자치단체를 재구성해서 도농간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이를 위해 기초행정구역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단계층 방식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또, 우의원은 “물리적으로 행정도시를 만들고 수도를 이전하는 현 참여정부의 방법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으며 북한의 연방제까지 고려해 통일 후까지 내다본 방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다양한 의견이 제시된 토론이 끝나자 사회를 맡은 유정복 의원은 토론자들의 의견을 종합, “국가경쟁력과 국민 모두의 삶의 질 향상, 자치권 유지를 위해 행정지역을 통폐합할 필요성은 모두 공감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한 뒤 “혹시나 정략적인 목적으로 행정개편을 거론해선 안된다”고 토론을 마무리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