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예기] “제품이 작품이 된다?”…빙그레 ‘메세나’ 이야기

이주형 기자 2025.09.11 09:55:30

문화예술 후원·브랜드 강화…‘두 마리 토끼’ 잡기
‘달항아리-바나나맛우유’ 연계한 전통문화 컬래버
“문화가 곧 경쟁력” K-콘텐츠 앞세운 이색 마케팅

 

‘K-헤리티지 아트전, 여민동락’서 전시된 흑자 달항아리. (사진=빙그레)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이번에는 문화 후원과 브랜드 협업을 통해 ‘웃음의 가치’를 확장하고 있는 빙그레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세상을 만들어야겠소”

빙그레의 기업 이념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 강조한 ‘민족의 웃음’에서 유래했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국민에게 기쁨과 웃음을 전하고, 이를 통해 밝은 세상을 꿈꾸겠다는 점에서 도산의 의지와 맞물려 있다.

특히 ‘메세나(기업의 문화·예술 후원)’ 분야에서 그 의미가 뚜렷해진다. 식품업계가 앞다퉈 제품 홍보에만 집중하는 가운데, 마케팅과 ‘문화’를 접목한 차별화 전략을 펼치며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는 것.

대표적인 사례가 ‘K-헤리티지 아트전’이다. 빙그레는 현대·무형유산 작가들의 작품 제작 과정을 지원하며 안정적인 창작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6월 ‘여민동락(與民同樂)’을 주제로 열린 전시회는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와 이수자 포함, 18명의 작가가 참여해 50여 점의 작품을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이어 이달 초 개최된 ‘낙선재遊 이음의 합(合)’ 전시에는 총 50명의 작가가 참여해 144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등 규모가 더욱 커졌다.

주목할 점은 두 전시회 모두 빙그레의 제품 ‘바나나맛우유’와 연계돼 있다는 점이다. 빙그레 측은 “바나나맛우유는 전통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제품”이라며 “이번 전시회에서 국내 유일 흑자 도예가인 김시영 작가가 이를 모티브한 달항아리 작품을 전시해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를 모티브한 ‘낙선재 이음의 합’ 흑자 달항아리. (사진=빙그레)

이처럼 빙그레는 고유의 문화를 계승함과 동시에 ‘전통의 현대화’를 돕기 위한 문화 후원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오는 12일부터는 ‘K-헤리티지 아트전, 이음의 변주’ 전시에도 후원사로 참가할 예정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CNB뉴스에 “흑자 달항아리 작품은 접하기도 어렵고 개념도 생소해, 이를 본 관람객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전통문화와 예술을 알리고 계승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젊은 세대 공략…선봉장은 ‘게임·음악’


 

빙그레는 전통문화뿐 아니라 일명 ‘K-콘텐츠’로 불리는 대중문화와의 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7월 에너지 드링크 브랜드 ‘슈퍼부스트’를 앞세워 국내 e스포츠 구단 ‘Dplus KIA’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

방식은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이다. 선수단 유니폼 소매에 삽입된 로고는 LCK·월드챔피언십 등 리그오브레전드 국제 무대를 통해 자연스럽게 노출된다. 이에 슈퍼부스트는 에너지 드링크 음료를 제공하며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올해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규모가 약 3조 5000억 원(리서치앤마켓)에 달하는 만큼, 구단과의 협업은 ‘K-콘텐츠’ 확산에 기여함과 동시에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는 데 주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K-뮤직’ 분야에서의 협업도 활발하다.

빙그레 ‘아카페라’는 지난 7월 비트박스·아카펠라 그룹 ‘비트펠라하우스’와 컬래버 음원을 공개한 데 이어, 밴드 ‘데이식스’를 모델로 발탁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데이식스와 함께한 광고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950만 회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으며, 비트펠라하우스와 협업한 곡 ‘Freaky Monday (아카페라 ver.)’도 여러 음원 사이트에 공개돼 소비자와의 문화예술 분야 접점이 넓어지고 있다.

 

빙그레 브랜드 ‘슈퍼부스트’는 지난 7월 국내 e스포츠 구단 ‘Dplus KIA’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빙그레)

 

지난 7월 빙그레 브랜드 ‘아카페라’가 비트펠라하우스와 컬래버한 음원 ‘Freaky Monday (아카페라 ver.)’를 공개했다. (사진=빙그레)

빙그레 관계자는 CNB뉴스에 “앞으로도 회사 제품들이 여러 문화 콘텐츠와 만나 시너지를 발휘하고, 대중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뉴스=이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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