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호기자 |
2026.03.08 15:31:14
세계 화훼산업 규모가 연평균 5% 이상 성장하며 ‘플라워 테라피’가 현대인의 새로운 휴식 방식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대한민국 대표 꽃 축제가 복합 예술 공간으로 변화를 시도한다. 순천만국가정원 등이 정원의 일상화를 이끌었다면, 이번 축제는 ‘시간’과 ‘자아’를 화두로 관람객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획을 선보인다.
고양시는 오는 4월 24일부터 5월 10일까지 일산호수공원 일원에서 ‘2026고양국제꽃박람회’를 연다. 개막을 50일 앞둔 이번 박람회는 ‘꽃, 시간을 물들이다’를 주제로 정했다. 올해는 한국 전통의 우주관과 현대인의 심리 체계를 꽃과 결합한 정원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공간은 ‘시간여행자의 정원’이다. 이는 한국 전통 천문기구인 혼천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으로, 높이 13m, 폭 26m에 달하는 구조물이 설치된다.
회전하는 구형 꽃조형물인 키네틱 아트 요소를 도입해 과거와 현재, 미래가 교차하는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기존의 정형화된 꽃 탑 형식에서 벗어나 설치미술과 조경을 결합한 전시 방식이 적용된 사례다.
관람객의 성향을 반영한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마음의 온도 정원’은 최근 젊은 층의 소통 방식으로 알려진 MBTI를 접목했다. 내향형(I) 정원과 외향형(E) 정원으로 공간을 나눠 방문객이 자신의 감정과 성향에 맞는 꽃과 색상을 선택하고 이를 기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공급자 중심의 일방향 전시에서 벗어나 관람객 참여를 확대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정서적 안정을 돕는 ‘플라워 테라피 가든’도 운영된다. 원예 치유를 앞세운 이 공간은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식물을 통한 심신 안정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단순히 보는 즐거움을 넘어 정서적 휴식을 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교류도 이어진다. 에콰도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실내 국가관’에서는 세계 각국의 화훼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1.2m 길이의 자이언트 장미와 얼음 결정을 닮은 ‘엘사 튤립’ 등 이색 식물들도 전시된다. 또, 세계적 화예 작가 5인이 참여하는 ‘기억의 색채’ 전시를 통해 새벽부터 황혼까지의 시간을 꽃으로 형상화한 퍼포먼스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창현 고양국제박람회재단 대표이사는 “올해는 테마 정원과 예술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며 “박람회 준비 과정과 다양한 내용을 지속적으로 공개해 현장에서의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