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일 전기요금 체계에서 지역별 차등 요금제로 전환하자는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발전소보다 소비량이 많은 수도권 지역의 전기요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송배전 비용을 지역별로 다르게 반영하는 방식으로 요금 구조가 바뀌면, 전력 자립도가 낮은 수도권 소비자의 비용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주시는 이 변화를 ‘남의 일’로 두지 않겠다는 쪽에 가깝다. 제도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를 상정하고, 에너지 자립 기반을 넓히는 전략과 제도적 장치를 함께 검토하고 있다.
오는 10일 오후 2시,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및 재생에너지 갈등 예방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도 그 연장선이다. 표면적으로는 전문가 의견 수렴 자리지만, 실질적으로는 파주시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추진 과정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점검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전기 거래...특구 지정되면 가능성 열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되면 전기를 사고파는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발전사업자가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전기를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 단계가 줄어들면 비용 구조가 바뀔 여지가 있고, 파주시는 그 지점을 시민 부담 완화의 실마리로 보고 있다.
경쟁은 이미 진행 중이다. 공모에는 전남, 제주, 부산 등 전국 11개 시도가 23개 사업 모델을 내세워 특화지역 유치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파주시는 농촌형이나 해상형이 아닌, 도심 분산 자원을 활용한 수도권형 지산지소 모델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걸림돌이 있다. 태양광 발전 시설 이격거리 규제다. 도로나 주거지와 얼마나 떨어져야 하는지 기준이 지자체마다 제각각이다 보니, 사업자와 민원인 모두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꾸준히 나온다.
파주시는 이번 토론회에서 이 문제 또한 주요한 의제로 다룰 계획이다. 기존 조례 운영 사례와 현장 의견을 모아, 정부의 시행령 정비 논의와 맞물려 합리적 기준을 세우는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민원 현장에서 반복되는 쟁점도 함께 다루며, 이격거리 기준 마련 과정에서 참고할 만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이클레이 협력, 국책 사업으로도 이어질지 시선
파주시는 글로벌 지방정부 네트워크 이클레이 한국사무소와 협력해 해외 분산에너지 정책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전 세계 2,500여 개 지방정부가 참여하는 이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 분산에너지 정책 사례를 참고하고, 국제적 흐름과의 접점을 넓히는 채널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에는 ‘재생에너지 갈등 조정 운영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논의 구조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전력 계통 고도화 사업이 지역 에너지 산업 기반과 합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재원 구조까지 함께 들여다본다면 사업 추진의 타당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파주시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준비와 이격 거리 제도 개선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전략적 논의의 장”이라며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본격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요인을 사전에 점검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함으로써 주민 수용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