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으로 ‘해양수도 부산’ 시대가 본격 개막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핵심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는 15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사법원 설치, 북극항로 개척, 동남권산업투자공사 설립 등 부산을 거점으로 한 해양수도권 구축 관련 주요 법안을 새해 첫 임시국회에서 조속히 처리할 것을 국회에 촉구했다.
협의회는 이날 발표문에서 “해양행정 전담 중앙부처가 부산에 자리 잡으면서 해양수도 부산은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이는 대한민국 해양행정 대전환을 상징하는 고무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다만 “해양수산부 부산시대는 부산을 거점으로 한 해양수도권 구축을 통해 동남권과 남부권 발전, 나아가 국가균형발전과 해양강국 대한민국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해양수도권이 동북아와 세계적 해양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법률과 금융 등 핵심 인프라의 집적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해운·물류·조선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행정의 역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래 물류 공급망과 자원 확보의 핵심으로 떠오른 북극항로를 세계적 해양수도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꼽으면서도, 관련 제도와 법적 장치는 여전히 미흡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해사법원 설치와 관련해서는 “국제 해사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담 해사법원조차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동북아 해양수도를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현실”이라며 “해사법원 설치 법안의 조속한 통과는 해양산업 발전의 견인차이자 국제적 신뢰 확보이며, 대한민국 해양주권을 제도적으로 완성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동남권산업투자공사 설립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필요성을 강조했다. 협의회는 “수도권 집중을 말로만 비판해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며 “자본이 움직이고 지역이 주도하는 투자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했다. 동남권산업투자공사는 해양·조선·물류·에너지·미래산업 분야에 대한 지역 주도 전략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수단으로, 관련 법안이 제정되지 않을 경우 동남권은 물론 국가 전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북극항로 개척 역시 ‘미래’가 아닌 ‘현재의 전략 과제’로 규정했다. 협의회는 “기후 변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북극항로는 이미 경쟁이 시작된 현실”이라며 “북극항로는 물류 혁신을 넘어 에너지·자원·안보·산업 전략이 결합된 국가 종합 전략 과제”라고 밝혔다. 부산을 중심으로 한 해양수도권은 북극항로 시대의 동북아 관문항이자 글로벌 해운·물류·해양과학기술 거점이 될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전략 추진과 실행을 위한 법안 입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협의회는 “해양수도 부산을 국가 해양정책의 실질적 중심으로 명확히 자리매김하고, 동북아 해양수도권과 해양강국 대한민국을 구축하기 위해 국회는 해사법원 설치, 동남권산업투자공사 설립, 북극항로 개척 관련 법안을 이번 새해 첫 임시국회에서 즉각 처리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