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은 이용준 외과 교수팀이 KAIST·삼성서울병원·분당서울대병원·연세의대·유성선병원 연구팀과 함께 저산소 환경의 종양에서 면역이 억제되는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면역치료 전략을 제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투명세포 신세포암의 CD39⁺CD8⁺ T 세포: 종양 특이성과 면역억제의 이중적 역할’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 Cell Reports Medicine(IF 10.6)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용준 교수 연구팀은 저산소 환경이 특징적인 투명세포형 신장암을 대상으로, 종양 안에서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CD39⁺CD8⁺ T세포를 분석했다. 암이 진행될수록 내부가 저산소 환경으로 변하며 면역반응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점에 주목해, 종양 주위의 저산소 미세환경에 존재하는 CD39⁺CD8⁺ T세포의 특성과 기능을 연구했다.
그 결과, CD39⁺CD8⁺ T세포는 암을 정확히 인식하는 ‘종양특이 T세포’인 동시에 저산소 환경에서는 면역 반응을 억제해 암 성장을 돕는 역할도 수행하는 ‘양면적 기능’을 가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저산소 환경에서는 같은 T세포가 암 공격과 면역 억제를 함께 동시에 유발하는 독특한 기전임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
연구팀은 다기관 임상 코호트 연구를 통해 종양 내 CD39⁺CD8⁺ T세포 비율이 높을수록 수술 후, 재발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PD-1 면역항암제로 치료했을 때, 더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CD39⁺CD8⁺ T세포가 종양 내 저산소 환경으로 인해 본래의 항암 기능이 억제돼 있었으나, PD-1 면역항암제 투여 시 T세포의 기능을 회복해 강력한 항암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CD39⁺CD8⁺ T세포가 생성하는 아데노신(adenosine)에 의해 활성화되는 A2A 수용체 신호를 차단하면 종양 내 면역억제 작용이 크게 줄어들고, 현재 널리 사용되는 ‘aPD-1’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가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투명세포형 신장암은 신장암의 70~8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이지만, 저산소 반응 경로의 활성화와 면역억제적 종양 미세환경 형성 등 특유의 생물학적 특성으로 인해 치료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CD39⁺CD8⁺ T세포 비율은 암 조직검사를 통해 분석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CD39⁺CD8⁺ T세포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바탕으로 수술 후 재발 위험과 면역치료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A2A 억제제와 ‘PD-1’ 항암제의 새로운 병용 면역치료 전략까지 제시함으로써 세 가지 중요한 임상적 의미를 동시에 도출했다.
한편, 본 연구는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강민용·서성일 삼성서울병원 교수, 정민선 연세의대 교수, 전승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변선주 유성선병원 교수, 여진희 분당차병원 연구원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RS-2024-00439160), 기초연구사업(RS-2023-00248383), 또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NRF-2018H1A2A1063212)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에 활용된 다중면역형광 분석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기술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이용준 분당차병원 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CD39⁺CD8⁺ T세포의 중요한 양면성 기전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투명세포형 신장암 뿐만 아니라 저산소 미세환경을 갖는 진행성, 재발성 고형암 환자에게 맞춤형 면역항암 치료 전략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