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헝가리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책들이 국내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29일 문학계에 의하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번역된 책들이 교보문고와 인터넷 서점 알라딘 등에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교보문고는 광화문점 입구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소설가의 특별 코너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그를 헝가리 현대 문학, 묵시록 문학의 거장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수상 동기로는 종말론적 공포의 한가운데서도 예술의 힘을 다시금 증명해내는 강렬하고도 비전적인 작품 세계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한국어로 알마 출판사에 번역된 ‘라스트 울프’ ‘뱅크하임 남작의 귀환’ ‘세계는 계속된다’ ‘서왕모의 강림’ 등을 진열하고 있었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는 올해 71세로, 1954년 헝가리 줄러에서 출생했다. 부다페스트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독일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그리스, 미국, 중국, 일본, 몽골 등 동서양 여러 나라에서 머물며 작품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는 1985년 ‘사탄탱고’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목에서부터 세기말 또는 묵시록적 세계관이 엿보이는 ‘사탄탱고’는 공산주의가 붕괴되는 1980년대 헝가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헝가리의 해체된 집단농장 마을에 남겨진 사람들에게 1년 반 전에 죽은 것으로 알려진 이리미아시가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퍼진다는 내용이다.
‘사탄탱고’는 헝가리의 아트 필름 영화감독인 벨라 타르에 의해 1994년 7시간 반 분량의 긴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이후에도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는 벨라 타르와 예술 장르를 넘나드는 전위적인 작업을 하거나, 영화 대본 작업도 병행하며 열린 작가의 면모를 쌓아왔다.
이런 노력으로 2015년 헝가리 작가 중 처음으로 영국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받았다. 2016년 한강 소설가가 ‘채식주의자’로 받았던 그 상이다. 모국인 헝가리 외에도 독일, 스위스 등에서도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알마 출판사에서 ‘저항의 멜랑콜리’ 등 그의 대표작들을 번역해 소개하고 있다. 내년 1월에는 신작 ‘헤르쉬트 07769’가 출간된다. ‘헤르쉬트 07769’는 이름 대신에 숫자로 불리는 남자 헤르쉬트가 문명이 붕괴된 이후의 세계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언어의 의미를 찾으려는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알려졌다.
(CNB뉴스=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