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기자 |
2025.09.18 11:23:15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미국 주간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대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트럼프의 엄격한 요구대로 합의해 사인했다면 나는 탄핵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이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조성하기로 한 3500억 달러 투자 펀드에 대해 △투자금은 모두 현금이어야 하는가 △투자 손실은 누가 감당하는가 등에 대해 “과도한 요구”를 했고, 그래서 이를 이 대통령이 거절했다는 뜻을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것이다.
인터뷰는 지난 3일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이같이 말하며 “그래서 미국 협상팀에 합리적인 대안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합리적이라 합리적 대안을 요구"
이 대통령은 트럼프에게 ‘합리적 대안’을 요구한 바탕에 대해 “(트럼프는) 사업가로서 성공적인 삶을 이끌었고, 예측 불가능해 보여도, 매우 성과 지향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믿는다”며 “트럼프는 패배자로 남는 결론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비합리적 선택을 하지 않으며, 덕분에 예상보다 더 잘 소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즉, 트럼프는 근본적으로 성공을 지향하는 합리적인 사람이므로, 한미가 합의할 수 있는 합리적인 최종안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말이었다.
타임지의 인터뷰 기사는 현재를 ‘아첨의 시대’로 규정했다. 트럼프가 아첨을 좋아한다는 점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관세 협상에서 당장 합의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의 관심을 분산시킬 목적으로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문제를 주로 거론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의향이 있느냐는 타임 측의 질문에 이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해 구체적 진전이 있다면, 그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 외에는 없을 것”이라며 “대북 제재를 부분적으로 완화하거나 해제하는 협상을 통해 단계적 프로세스 — 핵 활동 중단, 축소, 최종 비핵화 — 를 추진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 믿는다”고 답변했다.
‘주한미군 땅’ 요구도 "지금 공짜인데 받으면 세금 내야" 응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가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한국 땅의 소유권을 미국에 넘기라”고 제안했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그분이 농담을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미국은 이미 어떤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기지와 토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미국이 그 땅을 소유하게 되면 재산세를 내야 합니다. 저희는 그에 대한 면제를 해줄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무리한 요구를 ‘아첨의 시대’에 맞는 응답법, 즉 ‘이미 공짜로 쓰고 있는데 무슨 소유권을 원하냐? 소유권을 가지면 엄청난 세금을 내야 할 걸’이라는 조크로 어색한 순간을 넘겼다는 일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