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쉬는’ 청년 느는 가운데, 상반기 공채 스타트
유통사들, 보이는 서류만 보지 않으려…전형 다양화
사업 포트폴리오 짜게 하는 등 창의적 아이디어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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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특별한 질병이나 장애 없이 ‘그냥 쉬었다’고 답한 15~29세 청년은 50만 4000명으로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래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어섰다. 30대도 31만 6000명에 달했다(통계청). 불경기와 취업 한파로 마음이 시린 올해도 봄바람은 미약하게나마 불어오고, 상반기 채용이 시작됐다.
지난달 중순부터 서류전형을 시작으로 상반기 공개채용에 돌입한 GS25, 이랜드, CJ올리브영 등 유통업계는 일반 전형 외에 각각 글로벌 전형, 스펙초월 전형, ‘도전과제’ 전형 등 특별 전형을 도입했다. 소위 말하는 학력, 어학 점수, 대외 활동 등 ‘스펙’ 보다 지원자의 진짜 ‘역량’을 보겠다는 취지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2025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해, 두 자릿수 규모의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선발된 신입사원은 ▲가맹 및 직영점 운영 컨설팅 ▲본부 전략 전달 ▲점포 양수도 및 재계약 관리 ▲손익 및 비용 관리 등을 담당한다.
GS25는 이번 채용에서 일반 전형, 캠퍼스 리쿠르팅, 전역장교 전형 외에 ‘스펙초월 전형’을 새롭게 도입했다. 학력, 어학 점수 등 기존의 정량 스펙을 배제하고, 창의적 아이디어와 성장 가능성을 본다.
스펙초월 전형 지원자는 ‘GS리테일과 함께 성장하고 싶은 이유’와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을 위한 편의점 혁신 방안’을 주제로 영상 또는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PT면접이 진행되며, 지원자의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과 사업 이해도를 평가한다.
CJ올리브영은 이번에 일반 전형 외에도 ‘글로벌 전형’을 새로 만들어 글로벌 영업, 글로벌 마케팅, 글로벌서비스기획 직군을 뽑는다. 필수언어권(美·日) 국가의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 혹은 필수언어권 국가에서 4년 이상 거주 경험이 있는 국내·해외 대학교 학사 이상 소지자에게 지원 자격이 부여된다.
올해 CJ올리브영은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 나감에 따라, 외국어가 능통하고 외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재를 뽑기 위해 이 전형을 신설했다.
임원급 채용에서도 안 봐요…‘나이·직급·연차’
신입 공채에만 ‘혁신’을 도입한 것은 아니다. 이랜드의 경우 이랜드리테일 상품 본부장과 이랜드갤러리 대표 공개모집에서 나이·직급·연차에 관계없이 오직 실력만으로 조직을 이끌 핵심 리더를 선발하는 ‘3무(無) 공개모집’을 실시한다. 한 가지 ‘도전과제’의 결과로 실질적인 역량을 검증하며, 합격자는 면접 등 후속 전형을 통해 임원급 직책으로 바로 발탁된다.
이랜드리테일 상품 본부장의 도전과제는 ‘뉴코아 강남점, NC 강서점 중 한 곳을 방문하고, 고객이 찾는데 입정되어 있지 않은 핵심 브랜드 3개의 입점 전략 (방법, 시점, 기대 매출)을 제안 해주세요’ 였으며, 이랜드 갤러리 대표의 도전과제는 ▲뉴욕 3대 갤러리(가고시안, 페이스, 데이비드 즈워너) 중 가장 선호하는 갤러리를 하나 선정하고, 성공원리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이랜드갤러리의 25년 2-4분기 월 단위 사업 포트폴리오를 제안해 주세요. (VIP고객 활용안, 작품 셀링/상품판매 규모, 매월 수익 구조 포함)이다. 이랜드 사업과 동향에 대한 이해, 향후 프로젝트에 대한 비전을 묻는 과제다.
‘혁신’ 위한 ‘혁신적’ 채용
올해 유통업계는 불안정한 국내외 정세 속에서 혁신을 도모한다. 이를 위해 이들 회사는 조직에 들어와서 단순히 일을 성실히, 잘할 신입 사원이 아닌, 회사의 ‘미래’를 구체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갈 구성원을 채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GS25와 이랜드는 각각 영상 포트폴리오와 도전과제로 인재를 선발하는데, 공통적으로 회사와 사업에 대한 미래에 대해 묻는다. ‘편의점 혁신 방안’(GS25)과 ‘브랜드 입점 전략’, ‘월 단위 사업 포트폴리오’ 등이다. 이를 통해 회사와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명확한 비전을 지닌 인재를 뽑는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일반 전형과 다른 ‘스펙초월전형’에 대해 “창의적이고 산업에 대한 이해를 잘하고 있는 인재를 뽑고자 이 방식을 도입했다”며 “이들이 유통·편의점 부문에서 차별화된 시각을 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스펙초월전형을 통과하면 AI 역량검사, 1차 면접을 건너뛰고 바로 2차 면접으로 가게 되는데, 이에 대해 “회사에 대한 관심과 유통에 대한 지식은 영상 포트폴리오에서 확인한 것으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이랜드는 이미 내부적으로 연차, 나이, 직급과 상관없는 능력으로 인사 시스템을 적용해 왔고, 이 능력이 실제 업무에서 더 나은 성과를 낸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CNB뉴스에 “이력서의 스펙보다 능력이 리더에게 더 중요하다는 기업 문화와 이에 대한 확고한 신뢰가 파격적 채용방식의 원동력”이라며 “이러한 방식이 실제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검증한 후, 올해 처음으로 사외 공개모집으로 확대 적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CNB뉴스=홍지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