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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트럼프 시대가 기회”…구자은號 LS그룹의 ‘양날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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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5.03.25 09:43:02

전력사업 노하우에 AI 접목…‘두마리 토끼’ 잡기
트럼프 시대 맞아 대형 투자 진행…‘승부수’ 띄워 
“물 들어올 때 노 젓자”…연달아 기업공개 ‘시동’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지난 1월 LS미래원에서 열린 ‘2025년 공채 신입사원 입사식’에서 과감한 변화와 도전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LS그룹)

전기·전선·에너지 등 전력산업 분야에서 독보적인 국내 1위 기업군인 LS그룹이 전세계적인 인공지능(AI) 선풍과 전기차 붐,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환경 변화가 전력수요 급증을 가져오면서 주요 계열사들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CNB뉴스>가 LS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자은 회장의 전략과 비전을 들여다봤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LS그룹은 ㈜LS를 중심으로 한 범LG계 대기업집단이다. 전선, 전력설비, 금속, 에너지 등 기간산업에 기반을 둔 대표적인 B2B(Business-to-Business) 그룹이다. B2B 특성상 대중들에게는 덜 알려져있지만 재계 서열 16위(2023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2003년 LG그룹에서 분리돼 LG전선그룹을 형성했으며, 2005년 LG전선그룹에서 LS그룹으로 이름을 바꿔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그룹명에서 보듯 ‘전기’와 ‘에너지’가 주력이다. 계열사로는 초고압·해저 케이블 등 세계 전선업계 3위의 LS전선, 전력·자동화·스마트에너지 기업인 LS일렉트릭, 단일 제련소 기준 세계 2위의 동 제련기업인 LS MnM, 에너지 서비스기업 E1과 예스코 등을 두고 있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25개국 100여 곳에 생산·판매 법인이 설립돼 있으며, 초전도 케이블,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부품 등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정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 참석해 LS일렉트릭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LS그룹)

 


탄소중립 반사이익…글로벌 전력수요 급증


 

이처럼 LS그룹은 지난 20여년 간 전력·에너지 등 기간산업 분야에서 벗어나지 않고 꾸준히 한 우물을 파왔다. 그러다가 최근의 글로벌 산업 상황과 맞아떨어지며 성장에 더 속도가 붙고 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2년전 창립 20주년을 맞아 2030년까지 20조원 이상 투자해 탄소 배출 없는 전력(CFE) 및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을 신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제시한 바 있다. 전기·전력 등 전통적인 주력 분야에 이차전지 소재, 전기차 솔루션과 같은 신사업을 더해 자산 50조원대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구 회장의 이런 자신감은 글로벌 산업환경이 LS그룹에게 우호적으로 재편되고 있는데서 비롯됐다. 2020년대 들어 전세계적인 탄소중립·기후변화 이슈로 국가와 대륙 간 전력망 연계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선풍과 전기차 확대 추세, 해저 케이블 수요 증가 등이 전력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성장에 탄력을 주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출범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세계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바꾸고 있는 점은 호재 중의 호재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행정명령 중 하나로 연방정부의 풍력발전 허가 및 임대 중단을 발표했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풍력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력 위주로 산업계를 이끌겠다는 신호를 준 셈이다. 글로벌 전력 시장에서 몸집을 키워온 LS로서는 이만한 희소식이 없다.

 

LS일렉트릭이 지난 20일 공개한 스마트 안전관제 플랫폼 ‘LS SHE(Safety·Health·Environment) with AI’ 키오스크. 공장은 물론 각종 산업현장에 적용 가능하다. (사진=LS일렉트릭) 

 


‘배·전·반’ 빠르게 성장…미래먹거리 넉넉


 

이런 글로벌 환경의 변화에 따라 구 회장은 과감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우선, 전기차 분야에서는 갈고 닦은 전력기술력을 기반으로 충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EV 충전 인프라 구축과 운영 사업 개발을 위해 신규법인 ‘LS이링크’를 E1과 공동 투자해 설립한 이후,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대형 운수·화물 등 B2B 고객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사업을 진행 중이다. LS의 전력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의 사용환경에 맞춰 천장형 충전기, 전력분배와 순차충전을 자동 제어하는 충전관제 시스템 등 다양한 충전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8월에는 멕시코에 대용량 전력배전시스템인 버스덕트(Busduct)와 전기차 배터리 부품을 만드는 두 개의 신규 공장의 첫 삽을 떴다. 버스덕트는 금속 케이스 안에 판형 도체를 넣어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로, 조립식이라 전선보다 설치와 이동이 간편하고 전력 사용량을 30%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두 공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는 해저케이블 분야에서는 핵심 계열사인 LS전선이 약 1조원을 투자해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시에 건설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올해 안에 착공해 2027년 준공 목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200m 규모의 전력 케이블 생산타워를 갖출 것으로 전망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해저케이블 시장은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이 예상될 정도로 전망이 밝다. 

 

㈜LS의 미국 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의 북미 공장 내 변압기용 특수 권선 설비. (사진=LS그룹)

원활한 사업비 조달 및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지주사인 ㈜LS는 지난 2008년 약 1조원 규모에 인수한 미국 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Essex Solutions)의 상장을 추진 중이다. 상장 전 시가총액은 약 10억달러(1조4700억원)에 이른다. 에식스솔루션즈는 글로벌 1위 권선 기업으로 주력 제품은 전기차·하이브리드차용 특수 권선과 대용량 변압기용 특수 권선이다. 특히 구동 모터의 핵심 소재인 전기차용 특수 권선에 요구되는 높은 전압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북미 지역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밖에 LS일렉트릭 자회사인 KOC전기는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를 배포했고, 지난해 상장 심사를 철회했던 LS이링크도 올해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구 회장 “안주하지 말고 AI 분야 선점해야”


 

LS그룹의 이 같은 성장세는 이미 숫자로도 확인되고 있다. 지주사인 ㈜LS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5%, 19.4% 늘어난 27조5453억원, 1조741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에너지 기업인 LS일렉트릭은 미국 내 전력망 효율화 사업, 기업 시설투자 증가 등에 따라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6%, 19.9% 증가한 4조5518억원, 3897억원을 기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AI 데이터센터에 5000억 달러(720조원)까지 투자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더 큰 성장세가 예고돼 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설립이 진행되면 송배전 제품 수요가 급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LS에코에너지도 지난해 실적이 껑충 뛰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689억원, 447억원으로 18.9%, 51.8% 증가했다.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인프라 투자 확대가 마중물이 되면서 전력‧통신 케이블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LS전선은 이미 5조원대 수주 잔고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해저케이블 2조7000억원, 초고압 지중케이블 2조5000억원 등이다. 이로 인해 올해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LS전선 동해 공장에서 생산된 해저 케이블이 포설선에 선적되고 있다. (사진=LS그룹)

구자은 회장은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말고 LS그룹의 노하우를 AI 기술과 연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기간산업 분야의 전통적 강자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한발 앞서 4차산업 시대를 주도해 가자는 것이다. 

 

구 회장은 최근 ‘2025년 공채 신입사원 입사식’에서 환영사를 통해 “젠지(Gen Z) 세대는 디지털 기술과 함께 성장한 세대로 정보 습득과 소통에 있어 탁월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디지털·인공지능(AI) 시대에 적합한 젠지 세대로서 LS를 변화시키는 주역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또 일본 기업들이 LG, 삼성 등에 자리를 내준 사례를 언급하며 “이제는 중국 업체들이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로 국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위기의식과 절실함을 갖고, LS의 제품과 솔루션이 AI 기술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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