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두환 회고록 비롯해 26권 소장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거나 폄훼하는 주장이 담긴 도서 386권을 학교 도서관에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하 교육단체)은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독서로’를 통해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소장 도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교육단체에 따르면 5·18 망언 사태와 관련,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학생들의 역사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학교에 역사 왜곡 도서를 방치하는 등 매우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학교가 소장하고 있는 5·18 역사 왜곡 도서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두환 회고록 1권’이다. 이 책은 5·18 당시 헬기 사격을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로 묘사해 법원으로부터 판매 및 배포 금지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전국 8개 학교에서 이를 소장하고 있으며, 대부분 대출이 가능한 상태이다. 광주에서는 한 사립학교가 전두환 회고록 1~3권을 소장하고 있으나, 우리단체 문제 제기에 따라 제적 처리할 예정이다.
또한, 5·18 민주화운동 참가 시민을 ‘북한 특수군’으로,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를 ‘공산주의자’로 지칭하는 등 명예훼손 혐의로 실형을 받은 지만원 씨의 역사 왜곡 도서 163권(7종)이 학교 도서관에 소장되고 있으며,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 김일성 주석을 찬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주장을 하는 김대령 씨가 지은 도서도 213권(2종)이 학교에 소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단체는 “5·18 민주화운동의 계승과 역사 교육의 중심지인 광주마저 일부 학교가 역사 왜곡 도서 26권을 소장하고 있다”며 “민주·인권 의식으로 다져진 광주 교육 현장에 왜곡된 역사관이 스며들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5·18 역사 왜곡 도서들은 도서관 운영 규정상 구입 단계에서 걸러져야 하지만, 도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형식적으로 심의하거나 기증을 통해 반입되면서 심의 과정에서 누락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5·18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광주를 비롯한 전국 시·도교육청이 철저한 지도·감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