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북스로 보금자리를 옮긴 올해 이상문학상 대상이 예소연 소설가에게 돌아갔다.
26일 문학계에 의하면 문학사상에서 이상문학상 운영권을 인수한 다산북스가 처음으로 대상과 우수상 작품들을 발표했다. 제48회 이상문학상 대상은 1992년생으로 올해 33살인 예소연 소설가의 ‘그 개와 혁명’이 차지했다.
‘그 개와 혁명’은 지난해 1월 문장웹진에 발표되고 단편집 ‘사랑과 결함’에 수록된 작품이다. 대학 85학번 운동권 출신인 아버지 태수와 페미니스트 딸이 치르는 태수의 혁명적인 장례식에 대한 내용으로 알려졌다.
예소연 작가는 서울시 중구 정동에 있는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의 삶에 좀 더 유연함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밝혔다. 투병하다 작고한 아빠가 아플 때 어찌할 줄 모르고 동동거렸던 자신의 모습이 담겨 부끄럽고 슬프게 느껴지는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예소연 작가는 2013년 대상 수상자인 김애란 소설가와 함께 33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인물로 기록됐다. 기존의 역대 최연소 수상과 같은 기록이다.
예 소설가는 2021년 현대문학에 작품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 중편 ‘영원에 빚을 져서’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등을 발표했다. 문지문학상, 황금드래곤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등을 받았다.
이상문학상은 일제 시대인 1910년부터 1937년까지 살았던 소설가 겸 시인, 건축가였던 이상을 기리기 위한 문학상이다. 중단편 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문학상이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소설가뿐만 아니라 김승옥, 이청준, 박완서, 신경숙, 이문열, 윤후명, 박상우, 김훈, 정미경, 공지영, 김영하, 김숨 작가 등이 대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상문학상은 주최사인 문학사상이 수상 작가들에게 불공정한 계약서를 강요해 작가들이 집단으로 수상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월간지 문학사상의 경영난 등으로 문학사상은 부영그룹, 이상문학상은 다산북스에 인수됐다.
새 주인을 맞이한 이상문학상은 기존과 달리 작품이 발표된 플랫폼, 출간 여부, 이상문학상 수상 이력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이상문학상 심사 대상은 지난해 국내에서 발표된 중단편 소설 300편 정도이다.
올해 이상문학상 우수상은 김기태 ‘일렉트릭 픽션’, 문지혁 ‘허리케인 나이트’, 서장원 ‘리틀 프라이드’, 정기현 ‘슬픈 마음 있는 사람’, 최민우 ‘구아나’가 받았다.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대상 수상자뿐만 아니라 우수상 수상자에 대한 인터뷰도 6편이 함께 수록되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