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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락에 성난 영풍 소액주주들, 영풍 측에 ‘주주가치 개선’ 요구

문제점 조목조목 지적하며 공개서한 발송…10일까지 답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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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예성기자 |  2025.01.05 20:27:24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진행하고 있는 영풍의 소액주주들이 회사 측을 저격하며 주주가치 개선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영풍 경영진이 기업가치 개선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주가 부진으로 주주권익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의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분을 내걸고 적대적 M&A를 진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영풍 주주들은 ‘영풍부터 잘하라’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운영하는 컨두잇은 최근 영풍을 상대로 주주 행동 목적의 홈페이지(valueupyoungpoong.com)를 개설하고 강성두 영풍 사장을 수신인으로 하는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공개 서한에 참여한 주주들의 주식수는 총 3만6천주 이상으로 자사주를 제외한 유통 주식수의 약 2.1% 수준이다.

컨두잇은 그간 영풍의 주가가 부진했던 원인으로 △지속된 환경·안전 사고 △주력사업의 부진한 성과 △주요 자산 처분의 불투명성 △미흡한 주주 환원 등을 꼽았다.

지난 3일 기준 영풍 주가는 38만 4500원으로 지난 1년간 약 22%(10만 7287원) 떨어졌다. 지난 5년간으로 넓히면 주가 하락률은 무려 약 40%에 달한다.

영풍 소액주주들은 먼저 주가하락의 원인으로 석포제련소 리스크를 꼽았다. 석포제련소의 환경과 안전 문제는 이미 공론화돼 여러 차례 지적과 보완 요구가 있어 왔지만, 회사 측과 경영진이 미흡한 대처로 일관했다고 꼬집었다.

석포제련소는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76건의 환경 법령 위반 사실이 적발돼 총 25차례 당국의 고발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비소 누출에 따른 노동자 사망 사건으로 대표이사 2명이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이후 영풍은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연간 1000억 원 이상 환경 개선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지만, 실제 영풍이 환경 개선 분야 충당부채로 잡아놓은 금액은 총 3035억 원으로 연평균 661억 원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소액주주들은 매년 환경·안전 사고가 반복되는 석포제련소를 두고 “업계에서 체르노빌 발전소와 같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영풍이 안전, 환경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력사업인 제련 부문의 경우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약4년 가량 적자가 반복되는데도, 영풍은 실적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쟁사인 고려아연의 경우 2033년까지 제련사업에 5조 단위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인도의 Hindustan Zinc와 스웨덴의 Boliden 역시 설비 개선에 조 단위 투자를 진행했다. 하지만 영풍의 제련사업 관련 유형자산 취득은 지난 2021년 약 670억원, 2022년 586억원, 2023 646억원 수준으로 동종 업계 대비 부족한 수준임을 소액주주들은 지적한 것이다. 이 기간 영풍의 영업손실은 별도 기준으로 지난 2021년 -728억원, 2022년 -1078억원, 2023년 -1424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미흡한 주주 환원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소액주주들은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진행하면서 자금줄 역할을 하는 사모펀드 MBK에 여러 특혜를 주는 내용의 경영 협력 계약을 체결했지만, 정작 주주들에게 구체적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영풍은 지난 2009년 이후 자사주를 취득한 사실이 없어 줄곧 주주 환원에 인색했던 데다 이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12만주를 소각하지 않은 채로 방치하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주주들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원칙 확립과 구체적인 계획 수립 △아연 제련 사업에 대한 경영진의 설비 투자 등 유의미한 대책 마련 △주요 자산 처분의 불투명성 해소 △장부가 기준 4582억원 상당의 비영업 자산(부동산) 매각 △신규 자사주 매입·소각과 5개년 주주환원책 수립 △주식 거래 활성화를 위한 액면분할 등을 영풍 경영진에게 요구했다.

또한 영풍이 MBK와 맺은 콜옵션 계약 세부 내용을 공개할 것과, 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해 콜옵션 가격 조정 등 계약 내용을 변경해줄 것을 문제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어 사업과 무관한 과도한 투자 부동산 보유는 낮은 PBR을 야기하는 주원인으로서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며 사업과 무관한 투자 부동산을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3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동시에 영풍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역시 즉시 소각할 것을 제안했다.

이번 영풍 소액주주들이 회사 측에 주주서한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 기한은 오는 10일까지다. 강성두 영풍 사장을 비롯한 영풍 측은 5일 현재까지 소액주주들의 요구에 대해 어떤 답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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