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도 싸니까 ‘의연’
어쨌든 부담돼 ‘신중’
제품력 있으니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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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춘다고 31일 발표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한국 무역협상 대표단과 만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로써 지난 4월 5일부터 적용받던 보편 관세 10%에서 5%가 더해진 15%의 관세가 다음 달 1일부로 적용된다.
당초 예고했던 상호관세 유예 시한인 다음 달 1일을 하루 앞두고 협상이 전격 타결된 것으로 국내 산업계는 세부 사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해외에서 승승장구하던 한국(K) 뷰티업계는 상호관세 확정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한편, 엇갈린 표정을 짓고 있다.
“가격 올려도 산다”…이유 있는 자신감
우선, 예상보다 초연한 모습이다. 이유있는 의연함이다. 뷰티 제품에 15% 관세가 적용되더라도 미국 시장에서 ‘우수한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이라는 강점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미국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27%를 차지하는 에이피알은 제품의 가격 대비 성능인 ‘가성비’를 강조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CNB뉴스에 “미국에서 ‘가성비’ 제품으로 알려진 한국 화장품이기에 가격을 올려도 제품력으로 인해 수요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애초 화장품 가격이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타 산업군에 비해 가격 인상의 충격이 덜하다는 뜻이다. 가령 가격이 ‘1만 원’인 화장품에 관세 5%가 추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가는 ‘1만 500원’ 수준이 된다. 품질이 받쳐주기에, 관세 적용 후에도 가격 경쟁력은 유효하다는 것이다.
경쟁자 견제하던 빅(BIG)2는 ‘충격’
다만 신생 기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고전하고 있는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뷰티 빅(BIG)2는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 1분기 북미 매출 비중 약 7%인 LG생활건강 관계자는 CNB뉴스에 “K-뷰티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가격에 비해 높은 제품력을 가진 건 맞다”면서도 “관세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지난 1분기 미주 지역 매출 비중이 약 14%인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CNB뉴스에 “상호 관세가 부과되면 북미법인 매출 원가에 대한 영향이 우려스럽다”며 “가격 인상 또는 프로모션 비용 관리 등 추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사업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 생산 시설 구축, 로지스틱 투자 등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중국·동남아 등 기타 시장 공략
뷰티업계는 새로운 시장에서 불확실성을 타개할 방침이다. 관세 등 변수에 대비하고, 매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미국 외 일본, 중국, 유럽, 중동, 동남아 등으로 수출국 다변화를 추진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약 39%에 달하는 애경산업 관계자는 CNB뉴스에 “미국 외에도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별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북미뿐 아니라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수출 사업 재구조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구조적 정상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차세대 브랜드인 에스테라 등을 호주, 캐나다 등에 진출시키고 있다”고 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도 “동남아, 중동 등 신흥 국가를 지속해서 개척 중”이라고 전했다.
(CNB뉴스=홍지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