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더 빨라?” 배송 속도전 치열
오늘 TV·세탁기 주문하면 오늘 도착
‘오늘보장 서비스’ 전국으로 확대 예정

삼성전자는 지난 14일부터 주문 당일 배송, 설치를 하는 '오늘보장'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눈부십니다. 하루만 놓쳐도 따라잡기 빠듯할 만큼 빠릅니다. 어렵다는 편견마저 있어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테크크]는 편한 뉴스를 지향합니다. IT, 전자, 게임 등의 소식을 보다 접하기 쉽게 다듬고 정돈해 전합니다. 웃으며 가볍게 보셔도 좋습니다. <편집자주>

#1. 직장인 김장고씨는 여름내 고민하다 마침내 결정했다. 연말 안식월에 번잡한 해외여행 대신, 집에서 편안히 점찍어둔 OTT 콘텐츠를 몰아보기로 했다. 여행 경비를 차라리 고화질 TV 신제품에 투자하자면서. 마음을 굳히자 조급해진 장고씨는 새벽잠 설치며 제품을 고르다 결제 버튼까지 눌렀다. 그날 오후, 김장고씨의 거실에 이날 아침 콕 찍어 주문한 TV가 놓였다.

#2. 장고씨의 아내 10년차 주부 김정리씨는 집에 택배 상자 쌓이는 꼴을 못 본다. 무엇이든 날짜를 지정해서 받고 바로 뜯어서 쓴다. 오늘, 내일, 아니면 원하는 날에. 불현듯 필요한 물건이 떠오르면 정리씨는 기다리지 않는다. ‘지금 배송’을 눌러서 몇 시간 내로 받는다. 똑소리나는 정리씨의 ‘주부력’이 고도화된 배송 시스템 덕에 한층 올라갔다.

삼성전자 '오늘보장' 서비스 (사진=삼성전자)

냉장고 고장? 음식 상하기 전에 새 제품 온다

‘빨리빨리’의 민족이 급기야 가뜩이나 빠른 배송 시계마저 더욱 민첩하게 돌렸다. 주문하면 오늘 출발이 아닌 그날 도착을 보장하는 배송 체계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지금껏 주로 신선식품이나 식자재가 한발 앞선 신속 배달을 약속했다면, 이제는 그 대상의 폭이 넓어졌다. 이를테면 덩치 큰 가전제품도 속도전에 몸을 실었다.

삼성전자가 지난 14일부터 시작한 ‘오늘보장’에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이 포함된다. 이들처럼 사전 공사가 불필요한 제품을 삼성닷컴에서 낮 12시 이전에 구매하면 당일 배송에 설치까지 가능하다.

보다 체격이 작은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등 모바일 제품도 마찬가지. 고장나면 음식 변질이 우려되는 냉장고, 이미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스마트폰 등이 특히 이 같은 쾌속 배송에서 쓰임이 높을 전망이다.

수요가 있기에 가능한 행보. 삼성전자 측은 “당일 배송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국내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오늘보장’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오늘보장’ 서비스를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하며, 앞으로 광역시 등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 사업 부문장이 지난 11일 열린 '단24'에서 혁신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당장 필요하면 ‘지금배송’으로 받아

김정리씨의 ‘주부력’을 높이는 쪽은 쿠팡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양대산맥인 네이버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연 팀 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24’에서 쇼핑과 관련한 혁신안을 공개했다.

특히 내년부터 도입하는 ‘네이버배송’을 통해 여러 방식을 시도한다. ‘오늘 배송’, ‘내일 배송’, ‘새벽 배송’, ‘희망일 배송’과 더불어 ‘지금 배송’으로 차별화를 노린다. ‘지금 배송’은 주문 이후 1시간 내외 배송하는 체계. ‘즉시’를 열쇳말로 네이버배송의 속도를 높이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

발빠른 배송은 이미 검증된 성공 방식이다. 로켓배송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쿠팡이 적절한 사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 못지않게 배송 소요시간도 소비자의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됐다”며 “유통 분야에서 각광받던 빠른 배송이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