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심각한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 대대적인 혁신 대책을 발표했다.
하성태 부산시 주택건축국장은 21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이날 오전 열린 제47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지역 특성을 반영한 ‘부산형 빈집정비 혁신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부산은 2019년 기준, 빈집 수가 5069호로 특·광역시 중 가장 많아 도시 쇠퇴와 안전 문제의 심각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08년부터 447억 원을 투입해 3689동의 빈집을 철거하고 654동을 리모델링했지만, 빈집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시는 공공주도 방식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정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빈집 정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2025년부터 사업비를 대폭 확대, 2030년까지 2000동의 빈집을 정비할 계획이다. 기존에 전액 시비로 진행하던 정비사업은 구비를 매칭해 철거비를 동당 최대 2900만 원까지 지원한다.
특히, 원도심 빈집 밀집 구역을 대상으로 빈집을 매입해 주민 의견을 반영한 생활SOC(사회간접자본) 시설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부산시는 "점 단위 매입사업을 시작으로 면 단위 공공활용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빈집 활용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민간 참여를 유도해 빈집 문제 해결 속도를 높이고 부산만의 독특한 주거 모델도 선보인다. 빈집 밀집 지역에서 소규모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민간사업자에게 철거비 지원과 행정 절차 간소화를 약속했다.
또한, 경사지 빈집을 포함한 대규모 재개발사업에 세계적인 디자인을 접목하고 특별건축구역을 지정해 고품격 주거단지로 개발한다. 영도의 ‘콜렉티브힐스’ 같은 부산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를 조성해 도심의 경관을 새롭게 디자인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빈집 정보를 대중에 투명하게 공개해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소유주 동의를 받은 빈집 정보를 시·구·군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부동산중개협회 및 정부의 빈집플랫폼과 연계해 활용도를 높인다.
이와 함께 빈집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정비 지원사업을 안내하고, 빈집 활용 사례를 홍보하는 영상도 제작해 적극적으로 인식을 개선할 계획이다.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부산시는 재산세 감면, 빈집관리 의무 규정 신설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무허가 빈집 정비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부산시는 내년 초부터 대책을 신속히 시행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