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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탈세의혹·기업사냥 MBK…‘김병주 도서관’을 바라보는 씁쓸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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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4.11.06 11:52:15

나름 투자철학 확고했던 김 회장
‘환경파괴’ 영풍과 손맞잡아 논란
탈세의혹 와중에 도서관건립 눈총
노동자 일자리 빼앗고 기부 ‘씁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오른쪽)이 지난 4일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 열린 ‘서울시립 김병주도서관 착공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노리고 있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지난 4일 자신의 사비를 들인 도서관 착공식에 참석해 주목받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시 서대문구 북가좌동 공공도서관 부지에서 열린 ‘김병주도서관 착공식’에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공격적 M&A로 논란의 중심에 선 그가 베일을 벗은 속내는 뭘까? (CNB뉴스=도기천 기자)




이날 김 회장이 주목받은 이유는 MBK가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내세워 연달아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는 시기에 이례적으로 공식행사에 나타났기 때문. 업계에서 김 회장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베일에 가려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고려아연 인수에 나선 이유에 대해 “지배구조와 주주가치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동안 MBK가 주로 지배주주간 경영권 분쟁에 끼어들어 한쪽 편을 드는 식으로 경영권을 노려왔다는 점, 특히 MBK가 손을 잡은 쪽은 선진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그가 내세운 명분에 좀체 힘이 실리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로 김 회장과 MBK는 지난해부터 돌연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연달아 적대적 M&A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1위 의약품 유통사 지오영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며, 이후에는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장악 등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업가치보다 지배구조에 관심…전략 바꾼 이유?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사모펀드가 먹고살기 어려워지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점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투자처 고갈에 따른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투자철학이 뒷전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MBK가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며 M&A에 나섰지만, 지속적으로 부정적 여론에 시달렸던 이유는 중국 등 해외 매각 가능성 외에도 영풍 장형진 고문 일가와 손을 잡았다는 점 때문이다. 장 고문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오너로서의 책임 회피 문제와 환경오염 개선 외면 문제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또한 지난 1일에는 영풍 석포제련소가 대법원으로부터 카드뮴 유출 문제로 60일 간의 조업정지 확정판결을 받았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노동자 3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그간 MBK가 인수한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주주가치와 지배구조 개선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MBK가 과거 조 단위 자금을 투자해 인수한 네파와 홈플러스는 인수 이후 실적 감소와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소유한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인수 첫해 평균 7.0%에서 3년 후 4.8%로 되레 2.2%p 하락했다.

김 회장은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투자 원칙을 설명하며 “MBK가 직접 회사를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훌륭한 경영진과 손잡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철학과도 맞지 않는 선택을 한 셈이다.

지난달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MBK가 금융사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은 뒤 기업을 인수하고, 이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느라 기업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자산을 매각하는 등 이른바 ‘묻지마 빚투’ 방식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과거 김병주 회장은 나름대로의 투자 원칙을 제시해 왔지만, 최근에는 돌연 지배구조개선을 앞세우고 있다. 이로 인해 논란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고집을 꺾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사업을 해나가야 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동자 내쫓고 ‘악어의 눈물’



김 회장이 건립 비용 절반을 기부해 도서관에 개인 이름을 새긴 것을 놓고도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가 최근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적대적 M&A와 중국 자본 유입, 핵심 기술 유출 우려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사모펀드 수장이라는 점에서다. 또 통상적으로 개인이 기부를 하더라도 이름을 따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 회장은 앞서 지난 2021년 개인 이름으로 기부한 이유에 대해 미국의 문화를 들어 “개인이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선 대부분 개인이 기부하고, 기부를 ‘선물(Gift)’이라고 표현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그는 “금전적으로도 기업 기부는 세금이 공제되기 때문에 정부로선 세수가 줄어든다. 반면 개인이 하면 절세나 홍보 등 다른 목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김 회장은 이미 역외탈세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었다. 이후 실제 MBK는 국세청으로부터 수백억원 대의 추징을 당했다.

이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병주 MBK 회장이 이분 미국 시민권자”라며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아서 역외탈세 혐의로 고발을 당했다. 그러니까 국내에서 돈 벌고 미국에 세금을 낸 거죠. 그런 의혹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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