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지난 2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인공지능(AI) 자율제조 선도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며, 지역 제조업의 혁신과 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날 협약식은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부산시는 이준승 행정부시장을 주축으로 부산의 AI 자율제조 전략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하며 프로젝트 참여 의지를 다졌다.
'인공지능(AI) 자율제조 선도프로젝트'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5월 발표한 ‘AI 자율제조 전략 1.0’의 일환으로, 제조공정의 자율화를 통해 인력난 해소, 생산성 향상, 탄소중립 등 현대 제조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부산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제조업 전반의 변화를 주도하고자 한다.
부산은 조선, 자동차, 항공, 기계 등 전통 제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공급망 변화와 청년 인력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시는 이번 프로젝트가 부산 제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관련 산업 생태계의 활력을 불어넣을 기회로 삼고 있다.
부산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항공산업을 AI 자율제조 기술 과제로 선정해, 312억 원(국비 87억, 시비 176억, 민간 49억)을 투입해 총 9개 기관과 협력하며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 항공산업은 높은 신뢰성과 품질이 요구되는 분야로, 최근 항공 수요 증가와 공급망 재편으로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시는 대형 모빌리티 부품의 조립·가공 공정에서 AI 기반 자율화를 목표로, 복수의 로봇을 투입하는 첨단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의 대표 기업인 DRB오토메이션이 로봇 시스템 개발을, 부산대학교가 설계와 검증을 맡으며, 부산테크노파크는 기업 지원 및 확산을 담당한다. 또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연세대학교, 카이스트(KAIST)가 AI 자율제조 기술을 선도하고, 보잉코리아와 워싱턴주립대 등 국외 기관도 참여해 기술 개발을 도울 예정이다. 향후 이 기술은 대한항공 테크센터 내 항공기 후방동체 부품 조립공정에 실투입될 계획이다.
부산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미래 항공 모빌리티 첨단 제조 산업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산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강서구 미음산단 내 항공부품 첨단제조 실증센터를 구축해 조선, 자동차, 기계부품 등 제조업 전반에 걸친 기술 확산과 컨설팅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 21일 에어버스 자회사인 ‘CTC’ 대표와 박형준 시장이 만나, 내년 부산에 한국지사 설립을 약속한 바 있으며, 부산은 이를 통해 글로벌 선도기업들과의 기술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시는 전략산업별 선도기업과 협의체를 출범해 AI 자율제조 기술의 지역 확산을 지원하고, 인공지능(AI)기업과 시스템 통합(SI)기업, 로봇·장비 개발기업의 기술 지원도 병행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로봇 엔드이펙터 실증 기반구축 사업에 선정됨으로써, 부산은 AI 자율제조 공급 기술 육성을 위한 기반을 강화하게 되었다.
이준승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부산은 항공, 조선, 자동차 모빌리티 분야의 제조를 수행하는 전국 유일의 부품 공급기지로서, 이번 AI 자율제조 선도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부산 제조업을 부흥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하며, 시는 기업의 체질 개선과 기술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