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한미가 박형렬의 개인전 ‘산-잇기: Being a Mountain’를 이달 25일부터 내년 1월 19일까지 뮤지엄한미 삼청별관에서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박형렬은 사진 매체를 중심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성을 탐구하는 시각예술가다. 작가의 사진은 외관상으로는 1960년대 당시 전위미술의 선두에 있던 대지미술, 퍼포먼스의 사후 기록과 유사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사진을 표리부동한 시각언어로 파악하기 시작한 개념미술가들의 실천과 맞닿아 있다. ‘산-잇기: Being a Mountain’에서 박형렬은 인간 중심적인 시점에서 벗어나서 자연을 제대로 마주보기 위해 다양한 매체와 시점을 실험한다. 인간과 자연의 지속적인 관계 맺기를 고민하는 작가의 일관된 주제 의식이 이번 전시에서도 드러난다.
뮤지엄한미에 따르면, 산-잇기: Being a Mountain에서는 박형렬의 두 연작 ‘산의 단면’과 ‘산으로 존재하기’를 공개한다. 두 연작은 모두 경기 서남부지역 간척사업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산의 단면은 위성사진으로 취합한 100여개의 산의 단면의 형태와 그로 인해 새롭게 간척된 땅의 형태 중 일부를 선정해, 실제 간척지에 그 형상을 조각하고 이를 사진적 이미지로 드러낸 작업이다. 이 연작에서는 작품 속에서 일관되게 사용된 부감시를 통해 드러나지 않는 산의 높이를 20장의 MDF 나무판을 재구성하여 복원한다.
이 외에도 ‘산으로 존재하기’는 작가가 실제 잘려진 산 안으로 들어가서 촬영한 작업이다. 작가는 신작을 통해서 위성사진에서 등고선처럼 보였던 산의 층위가 사실, 산을 효율적으로 파헤치기 위해 계획된 층위임을 인식하게 됐다고 한미뮤지엄 측은 설명했다. 이렇듯 낮아지는 산과 넓어지는 땅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두 연작은 작가의 다층적인 시점을 동반하는 다양한 매체적 실험의 일면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전시 개막과 함께, 전시 제목과 동명의 도록을 발간한다. 도록에는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이 ‘산의 단면’과 ‘산으로 존재하기’ 전작을 비롯해, 전시와 연결된 이전 연작인 ‘현상 연구’의 일부도 포함된다. 특히, 작가가 설치물로 복원한 산의 윤곽선을 책의 형태로 재현해, 마치 또 하나의 설치 작품처럼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 김선영 뮤지엄한미 학예연구관의 전시 기획노트와 웹진 ‘토킹 픽쳐스’의 발행인 알라스데어 포스터의 비평도 함께 게재돼 있다.
한편, 전시 기간 중에는 아티스크 토크, 관람객 참여 워크숍,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먼저, 11월 2일에는 전시작을 비롯해 그간 진행한 여러 작업을 통해 작가의 작업 세계 전반에 대해 들어볼 수 있는 아티스크 토크를 진행한다.
11월 30일과 12월 14일 2회에 걸쳐 진행되는 전시 연계 워크숍에서는 박형렬 작가와 함께 촬영을 진행한다. 아울러,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