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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유전무죄 무전유죄…‘김건희 무혐의’에 분노하는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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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4.10.18 10:39:37

“행동은 있었는데 다스릴 법 없다” 희한한 검찰 주장
명품가방·도이치 모두 무혐의…코바나·땅투기도 불기소
권력 앞 한없이 약한 검찰…“이게 나라냐” 분노 커져
‘김건희 특검’ ‘공천개입 의혹’… ‘尹탄핵’ 민심 거세져

 

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 방문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페닌슐라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 돈이 있으면 죄가 없고 돈이 없으면 죄가 있다는 뜻이다. 1988년 희대의 탈주범 지강헌이 머리에 권총 겨누고 외쳤던 말이다. 지강헌은 560만원 훔친 자신은 무려 감옥에서 17년을 살아야 하는데, 70여억 원을 횡령한 전두환의 막냇동생 전경환은 7년을 선고받고 그마저도 3년도 지나지 않아 풀려난 사실에 불만을 가지고 탈출했다고 밝혔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3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평범한 시민들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당시의 해묵은 유행어를 다시 언급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모든 혐의가 검찰에 의해 ‘혐의없음’으로 판명났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17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했다. 앞서 같은 검찰청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 역시 지난 2일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똑같이 처분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대규모 수사력이 투입된 두 사건에 대해 보름 사이에 연달아 사법적 족쇄가 풀어진 것이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경우, 김 여사 계좌가 시세조종에 이용됐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이미 관련자들도 유죄를 선고받은 상황임에도 김 여사만 사법처리를 피했다는 점에서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김 여사의 계좌가 시세조종에 이용됐다는 사실관계가 인정됐음에도 주범 격인 권오수 회장에게 이용됐을 뿐이라는 것이 검찰 주장의 요지다.

명품가방 수수 사건에서도 검찰의 논리는 비슷하다. 금품을 받은 사실이 뚜렷함에도 법리적으로 처벌할 요건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검찰의 결론이었다.

김 여사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은 이것들뿐이 아니다. 김 여사는 2020년부터 검찰과 경찰 수사 대상에 이름을 올렸지만 모두 면죄부를 받았다.

지난해 3월에는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가 부정한 협찬을 받았다는 의혹을 최종 무혐의 처분했다.

김 여사 가족이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사건의 경우 경기남부경찰청이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를 불송치 결정했다.

이 사건들에 이어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이번에 차례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이다.

 

(그래픽=연합뉴스)

이런 상황에 대해 야당들은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김 여사와 관련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반드시, 시급하게 필요하다”, “제기되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등 연일 김 여사를 향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시민사회와 언론의 공분도 커지고 있다.

18일 주요 신문들은 ‘검찰은 끝났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졌으나 통제받지 않는 검찰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흉기다’, ‘해체 수준의 검찰 개혁은 불가피하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조원C&)>가 지난 12~14일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공감도’를 조사한 결과 ‘공감한다’는 답변이 무려 62.6%에 달했다. 특히 보수의 아성으로 꼽히는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도 과반이 넘는 시민이 탄핵에 공감했다.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 방식으로 실시해 응답률 2.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

이 여론조사는 도이치모터스 사건 무협의 결론이 나기 전 조사한 것이라 현재는 여론이 더 악화됐을 수 있다.

대구참여연대 관계자는 18일 CNB뉴스에 “어제(17일) 검찰발표를 보고 밤잠을 설쳤다는 분들이 주변에 한둘이 아니다. 언제까지 참아야 하냐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 최근들어 대구 민심의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권은 거듭되는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맞서 거듭 특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김 여사 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에 따라 두 차례 국회 재표결 절차를 거쳐 폐기됐는데,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앞선 의혹들을 모두 포함하는 더 강력한 특검법을 재발의했다.

당내 ‘김건희 가족비리 및 국정농단 규명 심판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민석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잇단 불기소 처분을 ‘헌정농단’이라 칭하며 ‘심우정 검찰총장과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김건희 범죄 은폐공범 전원을 탄핵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이 17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거론된 의혹들에 더해 새로운 사건도 급부상하고 있다. 김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공천개입 의혹은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 윤 대통령 부부가 정치 브로커인 명태균 씨로부터 청탁을 받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는 데 관여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명씨가 관련 녹취록과 김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공직선거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고, 사건은 수사 4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됐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의혹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창원지검도 김 전 의원이 2022년 창원의창 지역구에서 당선된 뒤 명씨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9천여만원을 명씨에게 건넸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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