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 및 내수부진 장기화, 중동정세 불안 등 대내외 여건 악화로 부산지역 제조업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무색해지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가 15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조사’에 따르면, 올해 목표실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이 52.0%에 달해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전년(47.6%) 대비 4.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2024년 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81을 기록하며 6분기 연속 경기부진 전망이 이어졌다. BSI는 기준치인 100을 하회했으며, 이는 고금리, 고물가, 수출 둔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안정한 대내외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수출기업은 98, 내수기업은 76으로, 내수기업의 어려움이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화학·고무(115)와 조선·기자재(100)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경기부진이 예상된다. 신발(67), 의복·모피(67), 음식료품(60) 등 소비재 업종은 원자재가 상승과 물류비 증가,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전기·전자 업종(95)은 AI 등 신산업에 대한 투자 증가로 3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수요 둔화와 환율 변동으로 약세가 예상된다.
경영부문별로도 매출(82), 영업이익(83), 설비투자(90), 자금사정(90) 등 모든 부문에서 지수가 기준치를 하회하며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에 대해서는 조사 기업의 67.2%가 ‘큰 영향이 없다’고 응답했지만, 31.2%는 일시적 실적 저하(20.4%)나 경쟁력 저하(9.2%) 등의 피해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상공회의소 기업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 “내수부진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지역 내 전·후방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수 진작뿐 아니라 지역 기업들이 대내외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신규 판로 개척 지원 등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