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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DJ 이하늘, 고양시에 선물한 공감과 감동?..."할아버지 할머니도 춤을 춰요"

1997년 'DOC와 춤을'과 2013년 G-DRAGON의 '삐딱하게' 선곡...과거와 현재 청년들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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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진부기자 |  2024.10.07 09:19:28

 미술평론가 김진부

지난 5일 토요일 밤, 고양시 일산호수공원 꽃전시관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DJ. DOC' 출신 DJ 이하늘이 무대에 섰다. 이날 행사는 고양시관광협의회가 주최하고 고양시와 경기관광공사가 후원한 "호수야(夜), 놀자" 프로그램 중 하나다. 그런데 이날 DJ 이하늘의 무대는 심상치 않았다.

필자는 그날 이하늘의 디제잉을 보면서 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보았고, 노래 선곡과 DJ 이하늘의 맨트와 행동에서 "감동"을 느꼈다. 일반적으로 클럽에서 펼쳐지는 디제잉이 왜 이날은 다양한 세대에게 공감과 감동을 선사했을까? 그걸 생각해 보려고 아침 일찍 펜을 들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춤을 춰요"

1997년 발매된 DJ. DOC 네번째 앨범에 수록된 "DOC와 춤을"이라는 곡이 시작되자,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신나게 뛰면서 즐거워했다.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고 독특한 경험이었다.

1997년 발표된 DJ .  DOC  4집 앨범 

가사는 이렇다. "청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을텐데, 여름 교복이 반바지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텐데, 사람들 눈 의식하지 말아요.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어요. 내 개성에 사는 이 세상예요. 자신을 만들어 봐요. 춤을 추고 싶을 때는 춤을 춰요. 할아버지 할머니도 춤을 춰요. 그깟 나이 무슨 상관이예요. 다같이 춤을 춰봐요, 이렇게."

가사의 몇 소절만 봐도 2024년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유를 알 수 있다. 과거 어려운 시절을 살아온 어르신들은 그 가사가 결국 맞는 말이어서 신나고, 아이들과 젊은이들은 당연히 공감돼 신난다. 게다가 곡은 199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리믹스 된 비트가 그 가사와 절묘하게 어울렸다. 모든 세대가 춤을 출 수 있는 최고의 분위기가 만들어진 순간이다.

2013년  지드레곤의 앨범 쿠데타

다음으로 선곡한 곡은 2013년 지드레곤(G-DRAGON) 앨범 '쿠데타(COUP DETAT)' 타이틀 곡 "삐딱하게"다. 이 곡은 내용면에서 1997년 "DOC와 춤을"과 맥을 같이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1997년 앨범이 희망적이라면 2013년 G-DRAGON의 앨범은 절망적인 현실을 노래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어른신들의 젊은 시절 세대와 현재 젊은 세대를 조명한 곡들이다.

'삐딱하게'의 가사는 이렇다. "영원한 건 절대 없어. 결국에 넌 변했지. 이유도 없어. 진심이 없어. 사랑 같은 소리 집어 쳐. 오늘 밤은 삐딱하게. 내버려둬. 어차피 난 혼자였지. 아무도 없어. 다 의미 없어. 사탕발린 위로 따윈 집어 쳐. 오늘밤은 삐딱하게."

10년 전 앨범이지만 오늘날 젊은이들이 느끼는 절망적인 상황과 감정을 예언하 듯 표현한 곡이다. 1997년과 2013년이 과거와 현재로 오버랩되면서, DJ 이하늘의 선곡은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 상처의 치유, 미안함과 애틋함, 시원하고 후련한 감동을 선사했다.

DJ 이하늘이 주는 용돈은 미안함의 표현?

클럽에서는 벌어질 수 없는 풍경이 이날 또 벌어졌다. 무대 앞에서 춤추던 어린 아이들에게 DJ 이하늘이 "올라올래? 올라와서 춤을 춰도 돼."라고 말하자, 아이들은 일제히 올라와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것은 아이들을 춤추게 시킨 것이 아니라, 마음껏 춤출 수 있게 장을 만들어 주는 어른들의 행위다. 그 다음에 벌어진 일도 감동을 줬다.

DJ 이하늘이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고 있다. (사진=김진부 기자)

DJ 이하늘이 그 아이들에게 "수고했다, 고생했다."라며 만 원씩 용돈을 준 것이다. 왠지 과거 세대가 현재와 미래세대에게 너무나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작은 선물을 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를 바라본 시민들도 박수를 치면서 공감했다. 뭔가 관객들이 하나된 독특한 느낌도 선사했다. 

이날 밤 진행된 DJ 이하늘의 디제잉은 단순히 클럽을 옮겨 놓았던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모두가 공감하고 감동한 무대였다. 디제잉을 지켜본 사람들은 밤 늦게 돌아가면서 'DJ 이하늘이 잘 한다'며 칭찬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나는 집으로 오면서 나도 모르게 DJ. DOC의 그 노래를 흥얼거렸다. 1997년 그의 노래는 옳았다.

"사람들 눈 의식하지 말아요.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어요. 내 개성에 사는 이 세상이에요. 자신을 만들어 봐요. 춤을 추고 싶을 때는 춤을 춰요. 할아버지 할머니도 춤을 춰요. 그깟 나이 무슨 상관이에요. 다 같이 춤을 춰봐요, 이렇게."

(CNB뉴스= 경기 고양/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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