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청 전경.(사진=해운대구 제공)

부산 해운대구가 우동 주상복합건물 건축 허가 처분과 관련한 토지개발 사업자와의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고 20일 밝혔다.

부산고등법원 제4행정부는 지난 16일, "사업자가 매입을 원하는 토지는 해당 사업을 추진하기 이전부터 도로로 사용돼 온 공공용 재산으로, 행정재산에 해당해 매도 청구 대상이 아니다"라며 원고(사업자)의 청구를 기각했다.

사업자 A 씨는 2020년부터 해운대구 우동에 주상복합건물을 건축하기 위해 토지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사업지 내 도로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도로 관리청인 해운대구에 전달했으나, 구는 해당 도로가 수십 년간 주민들이 이용해 온 공공도로로서 매도 청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자는 도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해 2월 건축 심의를 신청했으며, 구는 이를 반려했다. 이에 불복한 사업자는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패소했고, 이후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1월 1심에서는 재판부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으나, 해운대구는 지난 2월 항소를 제기했다. 부산고등법원은 항소심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사업자가 새로 개설하려는 도로는 위치와 방향이 기존 도로와 차이가 있어 지역 주민의 통행 편의가 개선된다고 보기 어렵고, 주택 분양으로 인한 원고의 사익이 공익 목적의 도로 활용을 막을 정도로 보호돼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법원의 판결은 "행정청이 다수 국민의 이익과 무분별한 난개발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개발사업 승인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해운대구의 주장을 받아들인 결과로 해석된다.

해운대구는 1심 패소 이후, 패소 원인을 분석하고 관련 법령과 수십 건의 판례를 수집해 법리와 대응 논리를 마련했다. 또한, 원심 판결과 원고 주장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자료를 제출하며 적극적으로 변론에 임한 결과 이번 승소를 이끌어냈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주택건설사업을 위해 주민들이 사용하는 도로를 무조건 용도폐지한다면 도시계획 행정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갈 것이 분명하다"며, "이번 판결이 전국 지자체의 도로관리와 관련된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