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희기자 | 2024.06.17 16:31:17
부산문화재단은 현재 다양한 문화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그중에서도 부산 고유 전통과 현대 예술의 조화가 단연 주목받고 있다.
부산은 고유한 전통 문화와 현대적인 예술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도시이다. 재단은 이러한 다채로운 문화적 상호작용을 촉진하며, 부산의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보존하는 데 힘쓰고 있다.
또한, 부산의 독특한 정체성과 예술적 상징성을 부각시키며, 지역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함께 창조하는 문화 공동체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부산은 더욱 다채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며, 지역 사회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것이다.
이미연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시민들이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예술인과 함께 부산을 문화예술로 빛나는 도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이 대표의 비전인 '내 삶과 동행하는 예술, 함께 행복한 문화도시 부산'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눠봤다.
- 부산의 문화예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부산문화재단이 설정한 주요 목표는?
“부산문화재단은 ‘내 삶과 동행하는 예술, 함께 행복한 문화도시 부산’이라는 비전 아래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생활문화 중심의 시민문화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누리는 예술가치 실현’, ‘문화예술로 잇는 15분 도시 환경 조성’, ‘문화환경 변화를 선도하는 조직혁신’ 3대 전략목표를 설정하고 올해 35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 예술인과 함께 문화예술로 빛나는 부산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부산문화재단의 주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부산의 청년 예술인들의 지역 이탈을 막고 부산에서의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부산문화재단은 2015년 전국 문화재단 최초로 ‘청년문화팀’ 조직기구를 신설해 청년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역 청년을 대상으로 청년단체 활동 및 지원, 커뮤니티 확산, 일자리 및 창업을 위한 교육 등 청년문화정책 사업 활성화에 기여 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도에는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우수 예술가에 대한 집중지원 사업 설계를 통해 우수 예술가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고자 노력했으며, 국내외 네트워크 교환 프로그램 확대 운영을 통해 지역문화격차 해소를 도모했다. 또 창작활동 지원 뿐만 아니라 지역에 있는 기업과 거버넌스를 형성하고 예술 활동에 대한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 하기 위해 다양한 협업 사업을 기획/운영해 청년 예술인들의 활동 범위를 넓히고자 노력했다.”
- 부산문화재단이 추진하는 프로젝트 중에 다양성과 포용성 증진을 위한 노력이 있다면? 특별히 주목할 만한 사업은?
“지난해 12월 ‘창작공간 두구’라는 곳을 개소했다. 이 곳은 예술의 힘을 통해 사회적 차별을 해소하고, 모든 예술인이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포용 예술공간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포용예술’은 장애·비장애 예술인의 협업과 공동 프로세스를 강조하는 예술이다. 예술의 힘을 통해 사회적 연결성을 강화하고, 누구나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포용예술의 베이스캠프로 이 공간을 통해 보다 존중하고 포용하는 사회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예술을 통해 위로와 치유를 받는 ‘예술로 풀어가는 마음치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부산의 고령화, 사회적 고립이라는 사회 문제에 초점을 맞춰 각 구군 커뮤니티 생활권 거점에 있는 마을 건강센터와 연계해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직업군이 겪는 정서적 고립감과 우울감 등 정신 건강 위기에 노출된 특정 사회적 위기층을 대상으로 문화예술을 통해 힐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참여자들은 개인의 정서를 다듬고 깨우는 과정을 통해 더 풍요롭고 활기차게 본인을 가꿀 수 있는 치유를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산문화재단이 수행하는 특별한 사업으로 조선통신사 사업을 빼놓을 수 없다.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 이후 단절된 국교를 회복하기 위해 일본 에도막부가 요청해 조선에서 일본으로 파견한 공식 외교사절단을 말한다.
그동안 다양한 성과들이 있었지만, 국가적으로 큰 성과는 조선통신사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켰다는 것이다. 부산문화재단은 설립 초기부터 조선통신사 관련 사업들을 추진해왔으며 일본 조선통신사연지연락협의회와 함께 2017년 10월 31일, 한일 공동으로 조선통신사 기록물 111건 333점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했다. 조선통신사 관련 기록물은 한일 양국이 대립과 갈등을 넘어 평화 구축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사례다. 특히 국가가 아닌 양국의 민간이 나서 이룬 결실로 ‘평화’라는 메시지를 국내외에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기에 더욱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조선통신사선 13차 항해’ 라는 사업을 진행했는데, 실제 조선통신사선을 복원한 재현선이 부산에서 출항을 해서 대마도에 입항하는 행사가 있었다. 정유재란 직후인 1607년부터 약 200여 년간 진행됐던 조선통신사 사절단의 일본 항해는 1811년을 끝으로 중단됐었는데 작년의 항해는 12차 조선통신사 사행 이후 212년만에 13차 사행이라는 점에서 아주 의미가 깊다.
올해도 지난 5월 3일부터 5일까지 조선통신사 축제를 개최했다. 19년 이후 5년 만에 조선통신사 행렬을 정상개최 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재단의 역점과제가 있다면?
“재단은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누리는 예술가치 실현을 위해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고 도시를 치유하는 사회적 관계망 형성 지원, 청년예술가 주도형 사업 운영 환경 구축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기초예술지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2022년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 개선방안에 대한 중장기계획을 수립했고, 이를 통해 지난 8년간 제자리였던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의 예산을 30억 증액해 현재 총 75억 원의 사업비를 가지고 기초예술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부산의 전문 예술인과 예술단체의 창작 활성화와 기반 조성을 위해 아주 큰 의미와 성과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선순환적 부산 문화예술생태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창작준비환경 구축, 제작 레퍼토리화, 유통소비 확산, 지역자산화 지원 체계를 지속가능하게 실현해내는데 중점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
- 지역 커뮤니티와의 상호 작용을 강화하고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른 도시와 차별화 된 노력은?
“부산은 ‘15분도시 부산’이라는 시책을 가지고 있다. 15분 도시는 도보와 자전거 등으로 생활, 일, 상업, 의료, 교육, 여가 등 필수 기능은 15분 안에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모델이다. 재단은 이러한 시정 목표에 맞춰 문화예술로 잇는 15분 도시 환경 조성 이라는 추진과제를 설정해 여러 가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인, 시민 커뮤니티와 연계한 다양한 문화자원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재단이 가지고 있는 공간들을 활용해 마을 문화공간을 지원하고 문화예술교육, 생활문화 커뮤니티 문화 지원 등을 통해 15분 생활권 도시에 문화로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다.“
- 하반기 주목할 만한 공연이나 기획이 있다면?
“지난해 10월 첫 선을 보인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 비팜이 올해도 10월 4일부터 8일까지 개최된다. 지역의 공연예술작품을 국내외 공연산업 관계자에게 소개하고 유통시장을 확보하는 동시에 다양한 인적교류와 작품교류가 이뤄질 수 있는 네트워킹의 장이다. 비팜은 서울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 부산의 우수한 공연단체 작품들이 해외로 바로 소개되고 유통 되도록 하기 위해 시민들이 좋은 공연 작품을 함께 즐기고 참여하는 축제형 마켓을 열기 위해 기획됐다. 작년에는 92개 중 20개 작품이 유통 확정되거나 집중 관심을 받았다. 그중에 우리 부산작품이 9개가 있었다. 올해는 200여 개 공연으로 확대해 지역공연의 유통 활성화 및 시민이 함께 즐기는 축제형의 특색 있는 마켓을 개최하고자 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 현재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본위원을 맡고 계신데,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부산문화재단의 역할은?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방분권이 강화되고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력이 강화돼야 한다. 재정자립도가 높아지려면 기업의 지방 이전 투자가 촉진돼야 하고, 공공기관 이전 등 지역 성장거점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나고 대학이 지역의 인재를 길러내는 혁신적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부산은 서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축에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축을 만들어내는 강력한 도시가 돼야 한다.
부산을 중심으로 부울경, 동남권이 성장과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부산이 글로벌허브도시가 돼 국제금융도시, 첨단 산업도시, 특히 아름답고 살기 좋은 문화관광도시로 위상을 더욱 갖춰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산문화재단은 ‘내 삶과 동행하는 예술, 함께 행복한 문화도시 부산’이라는 비전을 통해 시민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도록 예술인과 함께 문화예술로 빛나는 부산을 만들어 나가는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